"향후 5년, 숙원 사업 시작으로 숨통 틔울 듯"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가 부담도 완화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석유화학 업종의 회생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구조조정이 절실하지만 업계가 자율로는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유가 하락으로 원료비 부담이 완화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9일 석유화학 업종을 분석하면서 "'큰 정부'를 추구하는 신정부 하에서는 국가가 직접 개입해 보다 적극적으로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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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뉴시스] |
전 연구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선거 기간 중 특별법 제정을 통한 정부 주도 구조 개편을 언급했다"며 "1980년대 초반 일본에서 이뤄진 효율적 설비로의 생산 이전, 공동 투자 판매사 설립, 고부가제품 연구개발(R&D) 보조금 지원 혹은 세제 혜택 등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석유화학 생산시설이 집중돼 있는 전남 여수 지역 공약으로 특별법 제정과 함께 집중 지원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구조 재편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일본은 과거 미쓰비시와 미쓰이 그룹 화학 계열사들의 각각 합병, 설비 폐쇄 등으로 불황에 대처한 경험이 있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수년째 과잉 공급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에쓰오일이 9조2500억 원을 들여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구축하는 석유화학 생산 설비가 내년 하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라 구조조정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럼에도 업계 자율적인 사업 재편 기미는 보이지 않고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대책에도 적극적인 방안은 담기지 않았다.
전 연구원은 "(업계에서) 누구도 자발적 셧다운 의지가 없고 일부 설비가 매물로 나와있긴 하지만 매수자가 제한적이고 가격 눈높이 차이로 실제 구조조정은 지지부진하다"면서 "이전 정부도 구조조정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었으나 업체들 자율에 맡긴다는 입장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올해 유일한 작은 희망인 저유가에 이어 향후 5년은 오랜 숙원 사업의 시작으로 국내 화학업체들의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이는 시기를 기대해볼 수 있을 듯하다"고 전했다.
석유화학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탄핵 정국 등으로 정부가 제대로 역할을 하기 어려웠는데 새 정부가 들어섰으니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든 사업 재편이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정부가 어떤 지원책을 내놓을 지가 중요하다"며 "다만 향후 구체적인 정책이 나와야 입장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업계를 짓누르던 원가 부담은 국제유가 하락세로 다소 완화됐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16.4%나 떨어졌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지난 3월 '석유화학 산업 위기 극복 긴급 과제'를 정부에 제출하면서 산업용 전기요금 감면, 사업 재편 시 양도차액 과세 이연 등을 요청했다. 또 합작법인이나 인수합병(M&A) 등 기업결합심사의 신속 진행을 위해 공정거래위 사전 컨설팅을 지원하거나 산업통상자원부와 공정위 간 공동 협의 채널 운영을 제안했다.
당초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상반기 중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후속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 대통령의 공약을 반영해 방향과 강도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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