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총재 "대출 급하다해서 도와줬을 뿐…나도 피해자" 맞대응
60대 이상 몸짱 선발대회를 개최하는 등 노인층 건강관리 행사 주최사로 널리 알려진 체육단체 총재가 수백억 원대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며 경남 창원의 한 업체 대표로부터 수억 원의 돈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문제의 인물은 지난해 10월 폐업한 김해지역 중견 병원의 회생 절차 과정에도 관여하는 등 자신의 직함을 정상적 활동 목적 이외 사적으로 활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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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봉실버체육회 사무실 입구에 부착돼 있는 행사 포스터 [독자 제공] |
12일 복수의 제보자에 따르면 사단법인 '한국설봉실버체육회 실버휘트니스 중앙연합회' 총재 A 씨는 지난해 5월 창원지역 일반산업단지를 인수하려던 지역 민간업체 대표 B 씨를 만나 인수 자금 대출을 협의했다.
양 측의 얘기를 종합하면 민간업체 대표 B 씨는 지인으로부터 A 씨를 소개받았고, 당시 A 씨는 창원을 방문해 400억 원의 자금 조달 방법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서울에서 두 차례 창원 산업단지 현장까지 방문한 A 씨는 대출이 가능하다며 B 씨에게 감정료 명목으로 1억 원을 요구했고, B 씨는 A 씨의 사회적 직위를 확인한 뒤 1억 원을 수표로 전달했다.
A 씨는 대출 심사 수수료 등에 필요하다며 다음 달인 6월에도 세 차례에 걸쳐 추가로 돈을 요구, 총 2억2000만 원을 수표와 계좌로 받아냈다.
이 밖에도 그는 B 씨의 회사 지분 50%를 요구하는 한편, 대출 성사 시 30억 원을 추가로 달라며 '선지불 공제 각서'까지 요구해 각서를 받아냈다.
하지만 대출이 이뤄지지 않고 차일피일 미뤄지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B 씨가 확인한 결과, 대출을 받기 위해 금융권에 제출해야 할 감정평가서도 제대로 만든 적이 없었다.
이와 관련, B 씨는 "A 씨가 대출 업무를 의뢰한 자산운용사가 서울의 한 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해 '탁상감정 자문표'만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수백 억 대출을 추진하면서 감정비 명목으로 1억 원을 받아간 뒤 공짜로 적어주는 탁상감정표만 받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하소연했다.
취재진이 지역의 감정평가법인에 문의한 바에 따르면, '탁상 감정 자문표'는 감정평가법인이 정상적인 감정평가 계약을 하기 전 계약 여부를 판단하라며 의뢰인에게 제공하는 무료서비스다.
약속한 대출이 성사되지 않자 결국 민간업체 대표 B 씨는 작년 9월 A 씨의 법인 사무실을 찾아 감정료와 수수료를 돌려달라고 요구했고, A 씨는 9월 12일까지 돌려주겠다며 지급확인서를 써 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돈을 돌려줄 기미가 보이지 않자 B 씨는 작년 12월 "사단법인 총재라는 명함을 이용해 대출 명목으로 피해자를 만드는 행위를 중단하고, 감정료와 수수료 명목으로 건넨 돈을 돌려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에 대해 A 씨는 답변서를 통해 "B 씨가 본인의 사업자금도 없이 마치 산업단지 인수 계약금을 지급한 것처럼 기망했고, 인수자금 대출 역시 (또다른 인물 C 씨)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진행 중인 상태"라고 반박했다.
A 씨는 또 "대출이 급하다고 해서 도와주려고 한 것일 뿐인데 오히려 나를 불법 행위자로 몰고 있다"며 "조만간 변호사를 선임, B 씨의 기망 행위에 대해 형사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또 다른 대출이 진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UPI뉴스가 A 씨가 거론한 C 씨와 통화해 본 결과, C 씨는 "B 씨의 산업단지 인수자금 대출과 관련해 A 씨로부터 10원도 받은 사실이 없다. 대출이 불가능해 손을 뗀 상태"라고 부인했다.
이와 관련, 창원지역 개발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B 씨는 "A 씨의 직함을 믿고 지금까지 돈을 건넸으나, 돈을 떼였다는 피해자들을 접하면서 민·형사상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돈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자신도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합법적으로 대출을 도와줬고, 대출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나도 피해를 봤다"며 법적 맞대응을 예고했다.
한편 A 씨는 경남 김해지역 거점병원이었다가 작년 10월 부도와 함께 폐업한 김해중앙병원 의료원 설립 자금 대출 과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B 씨에 받은 돈을 되돌려주겠다는 '지급확인서'에 "병원에서 (수수료로) 2억 받을 시 즉시 처리하겠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KPI뉴스 / 박유제 기자 pyj85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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