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의무화 임박, 롯데·샘표·오뚜기·하림 등 직격탄

유태영 기자 / 2025-09-12 14:38:47
민주당, '3차 상법 개정안' 연내 통과 의지
롯데지주 30% 육박, 승계 과정에 영향 미칠 듯
주당순이익 증가 등 주주엔 긍정적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더 센' 상법 개정안의 연내 국회 통과가 가시화되며 롯데와 샘표 등 자사주 비중이 높은 유통 기업들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정기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자사주 취득 후 1년 이내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 논의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자사주 소각 의무화 상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고민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이미지. [일러스트=김윤주 기자]

 

민주당 김남근,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 등이 여러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주된 공약 중 하나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제시한 바 있다. 총수 일가가 낮은 지분율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사주를 활용한 측면도 개정의 배경이 됐다. 자사주 소각으로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면 주당순이익(EPS),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지표가 개선돼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자사주 비중이 높은 주요 유통업체는 △롯데지주(27.5%) 샘표(29.9%) 오뚜기(14.18%) 하림지주(13.16%) 국순당(11.90%) KT&G(11.60%) 등이다. 이들 업체는 자사주 매각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등의 최대주주인 롯데지주는 약 30%에 달하는 자사주를 10%대로 낮춰야 될 상황에 놓였다.

앞서 롯데지주는 유동성 확보와 자사주 비중을 줄일 목적으로 롯데물산에 자사주 5%(약 1450억 원)를 매각했지만 여전히 20대 그룹 중 자사주 비중이 가장 높다. 

롯데지주의 자사주 소각은 곧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승계와도 직결된다.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부사장의 롯데지주 지분이 0.0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자사주 소각으로 주가가 오르면 지분 확보에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해진다.

 

전성인 전 홍익대 교수는 "그동안 지분이 많지 않은 총수 일가가 경영권 보호 차원에서 자사주를 활용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대주주가 경영권을 강화하려면 시장에서 제값을 주고 주식을 사는 게 당연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우려도 제기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련의 상법 개정안 내용들을 보면 국내 기업들의 경영권 보호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앞으로 외국계 사모펀드들이 손쉽게 경영권을 흔들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남양·KT&G, 자사주 소각 집중

남양유업과 KT&G, 빙그레 등은 상법 개정에 앞서 자사주 소각에 집중하고 있다. KT&G는 올해 1분기에만 36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지난해엔 소각 자사주 규모가 1조 원을 넘었다. 발행 주식 총수의 6.3% 수준이다.


남양유업도 올 1분기 200억 원을 소각하며 주주 환원에 나섰다. 빙그레는 지난 4월 약 66억 원 규모의 자사주 29만5538주를 소각했다.

총수 일가가 보유한 주식 비중이 절반을 넘지만 비상장사들은 상법 개정안 영향권 바깥에 있다. 이랜드, hy, 아성다이소 등이다. 

이랜드월드의 최대주주인 박성수 회장과 부인 곽숙재 씨의 지분은 각각 40.59%, 8.05%다. hy의 최대주주인 팔도는 윤덕병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팔도가 보유한 hy 지분은 40.8%다.

 

아성다이소는 박정부 회장과 장녀 박수연 씨, 차녀 박영주 씨가 100% 소유한 아성이 지배하고 있다. 아성이 지분 100%를 보유한 아성 HMP를 통해 아성다이소 지분 76%를 보유하는 구조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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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영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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