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상생 차원 시니어 특화 업무
"기업 생산성 높이고 조직문화에도 도움"
정년 연장 논의가 활발해진 가운데 일부 대기업이 시니어 인력을 적극 고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도 기술력과 노하우를 활용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22일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우수 역량을 가진 직원이 정년에 가까워지면 '시니어 트랙' 대상자로 선발해 업무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성과 우수자나 최고 기술 전문가인 '삼성 명장', 소프트웨어 전문가 등에게 기회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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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뉴시스] |
SK하이닉스도 '기술 전문가 제도'(Honored Engineer)를 통해 60세 이상 직원들도 중장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기술력을 발휘하고 후배를 양성토록 하고 있다. LG전자는 시니어 기술 보유자와 자문 계약을 맺고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SK케미칼과 삼양의 합작사인 휴비스는 시니어 멘토 40여명을 뽑아 기술과 현장의 노하우 등을 주니어급 직원에게 전수하는 역할을 부여했다. 월 급여는 3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이 각종 심사나 퇴직연금 자산 관리, 외국환 상담 등 업무에 퇴직자를 다시 채용한 사례가 많다.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유통이나 식음료 업계는 상생 차원에서 시니어 특화 직무를 개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GS리테일은 도보 배달 중개 플랫폼 '우리동네 딜리버리'를 통해 시니어 대상 배달원 일자리를 제공한다. 한국맥도날드는 55세 이상 700명 이상을 고용해 별도의 매장 관리 직무를 만들었다. 또 스타벅스코리아는 일부 시니어 바리스타와 드라이브쓰루 매장 안전 관리 시니어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시니어 고용이 활발한 편이다. 일본 도요타는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전문기술을 가진 인력을 70세까지 재고용했다. 계약 기간은 1년 단위로 하고 급여는 이전의 절반 정도였는데, 업무 내용과 능력에 따라 처우를 결정하는 제도로 변경할 예정이다.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이 최근 461개 기업을 대상으로 정년 연장에 대한 입장을 물은 결과, 79.8%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긍정적인 이유로는 '숙련 근로자의 노하우 활용이 가능해서'가 57.9%(복수응답)로 1위였다. 이어 △'고령자들의 생활 안정성이 커져서'(39.7%) △'생산 인구 감소에 대비할 수 있어서'(34.2%) △'구인난이 심한 업직종에 지원자가 증가할 것 같아서'(31.8%) △'고용 안정성 증가로 직원의 사기가 올라서'(24.2%) 등 순이었다. 실제로 5060세대, 이른바 '영시니어' 직원 채용 계획이 있다고 밝힌 기업도 52.9%에 달했다.
행정안전부는 공무직 근로자의 정년을 만 60세에서 최대 만 65세로 연장하는 운영 규정을 최근 시행했다. 전날 대한노인회장으로 취임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노인 기준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단계적으로 75세까지 높이도록 정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에는 이미 다수의 정년 연장 법안들이 발의돼 있다.
고령 인구 비중이 늘어가면서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27만2000명 증가한 674만90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처음으로 50대 취업자를 제치고 전체 연령대에서 1위였다.
앞으로도 더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0.8%에서 올해 19.2%로 높아졌고, 2036년에 30%, 2050년이면 40%를 넘어설 것으로 통계청은 추계했다.
'준비되지 않은 노년'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 중위소득 50% 이하의 비중인 상대적 빈곤율을 보면 2022년 기준 66세 이상은 39.7%에 이르러 미국(22.8%), 영국(14.5%), 일본(20.0%) 등 주요 국가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
오영선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 것으로 기대하는 시니어들은 인플레이션과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더 오래 일하기를 희망하며 구직 활동을 지속한다"며 "시니어 고용 활성화는 국가 세수를 확대할 뿐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도 생산성을 높이고 조직 문화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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