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총파업 가시화…HD현중·한화오션 등 5곳 쟁의 투표 가결

박철응 기자 / 2025-07-08 17:06:57
HD그룹 계열사와 한화오션, 케이조선
"호황에도 노동자 양보만 요구" 주장
현대중공업 노조, 11일 3시간 파업 예고
발주 규모는 감소 추세, 실적 개선은 이어질 듯

조선업계에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노동조합들의 총파업이 예고돼서다. 조선업이 역대급 호황에 올라타 있지만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에는 눈 감고 있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따르면 조선업종노조연대 소속 노조들은 8일 쟁의행위 찬반 조합원 투표를 마무리했다. 모두 투표 조합원 수 대비 95% 안팎의 높은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연대는 오는 9일 서울 강남구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앞에서 총파업 공동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조합원들이 지난 4일 울산 본사 노조 사무실에서 쟁의행위 투표의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노조연대 소속은 현대중공업지부, 현대삼호중공업지회, 케이조선지회, 대우조선(한화오션)지회, 현대미포조선노조 5곳이다. 개별 사업장별 파업과 함께 공동 파업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들 노조는 지난 5월 임단협 교섭에 들어갔으나 요구안에 대해 사측이 제시안을 내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조연대는 "불황기는 회사가 어려우니 노동자들이 희생해야 한다고 하고, 호황기는 미래를 대비해야 하니 노동자들이 양보하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불성실한 교섭 태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선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 해결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조연대는 개별 기업 차원이 아니라 협회와 업종 교섭을 벌이자고 요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부는 가장 앞서 지난 2~4일 투표를 실시했는데 전체 조합원 7539명 중 5050명이 참여해 95.6%가 찬성했다. 전체 조합원의 66.9% 찬성으로 쟁의에 돌입한 것이다. 

 

백호선 현대중공업지부장은 이날 쟁의대책위 소식지를 통해 "사상 초유의 기업이익 창출이 터지고 있고 곳간에는 현금이 벽돌처럼 쌓이고 있는 와중인데도 아직 제시안조차 꺼내지 않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현대중공업지부는 9일 대의원들이 7시간 파업과 상경 투쟁을 벌이고 11일에는 모든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3시간 파업을 예고했다. 여름 휴가 전 교섭 마무리를 목표로 한다. 

 

HD현대그룹의 조선 계열사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분기 859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데 이어 2분기에도 9000억 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을 포함한 조선 빅3의 1분기 영업이익은 1조2400억 원 규모였고 2분기에는 1조3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하지만 경영계는 조선업이 호황과 불황을 넘나드는 사이클의 골이 깊어 고정비 인상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몇년새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급증했지만 이제는 꺾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수주량은 1938만CGT(647척)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도 "2021년 이후 조선 업황이 큰 폭으로 개선되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대규모 발주에 따른 기저효과와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선주들의 관망세 확산 등으로 인해 발주량이 감소하고 신조선가가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짚었다. 

 

다만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여전히 양호한 신규 수주를 기록하고 있으며 수주 잔고에 기반한 실적 개선 추세는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의 함정 시장 진출 가능성도 기회 요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외형 확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와 반복 건조 등에 따른 생산성 향상 효과를 고려하면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철응 기자

박철응 / 산업부 기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