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시간 예외' 빠진 반도체법안에 與 의원 일부 공동발의

박철응 기자 / 2024-12-24 17:14:36
무소속 김종민 대표발의, 與 윤한홍·최형두 참여
26일 상임위 소위 논의, 연내 입법화 여부 주목
특별법엔 제외, 노동법 완화 대안 거론

반도체 특별법의 최대 쟁점인 '주52시간제 예외' 조항이 빠진 법안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국민의힘이 지난달 당론으로 채택한 법안과 결이 달라 주목된다. 정치권은 조속히 특별법을 제정하려 하지만 이 조항에 대한 여야 이견을 좁히는 게 연내 입법화의 과제다.

 

국민의힘 김상훈,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24일 비쟁점 민생법안 110여 건을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오는 31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법안은 추가 협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 K-반도체 이미지. [KPI 자료 사진]

 

반도체 특별법은 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소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같은 날 본회의 문턱까지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발의한 법안에는 주52시간제 예외 조항이 담겨 있으나 민주당은 이를 제외한 입법을 주장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이 발의해 계류 중인 관련 법안은 9건에 이른다. 최근에는 지난 20일 무소속 김종민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10명의 공동 발의자 중 국민의힘 윤한홍·최형두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는 모두 민주당이다. 

 

이 법안은 다른 관련 법안들과 유사하게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위원회 설치,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비용 지원과 조세 감면, 신속 인허가, 반도체산업특별회계 설치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지만 52시간제 예외 적용은 없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삼은 산자위원장 이철규 의원 발의안에는 '신상품 또는 신기술의 연구개발 등 업무에 종사하는 자 중 근로소득 수준, 업무 수행방법 등을 고려해 당사자 간 서면합의하면 근로기준법에도 불구하고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 연장·야간 및 휴일 근로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재계의 강한 요구가 반영된 핵심 조항이다. 그럼에도 윤·최 의원이 당론과 다른 법안을 공동 발의한 건 이례적으로 비친다. 특히 김종민 의원은 22대 총선을 앞두고 탈당하기 전까지 20대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활동을 한 범진보 진영 의원이다.

 

재계는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반도체 업계 사정을 감안해 특별법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지나 16일 최상목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경제단체 대표 간담회에서 "지연되고 있는 반도체 특별법 등 주요 경제법안의 연내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2시간제 예외 적용은 제외하되 특별법이 아닌 다른 법령 완화를 통해 지원하는 방안이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근로기준법이 원칙적으로 최장 근로를 주 52시간으로 하고 있지만, 운영상 애로 해소를 위해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을 허용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주 52시간 예외 반영이 어렵다면 근로기준법상 '특별연장근로'의 사용 요건 완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안전이나 장비 고장 등 극히 예외적인 사유만 인정하는데 이 폭을 더 넓히자는 것이다. 

 

박희석 산자위 수석전문위원은 반도체 특별법안 검토보고서에서 "반도체 산업 관련 고소득 연구개발 업무 또는 관리자 등에 대한 근로기준법상의 예외를 적용하는 경우, 일정 연봉 이하의 근로자에 대해서는 별다른 영향 없이 집중적 근무형태로 성과 중심의 근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근로자의 휴식권 확보 등 권익 보호를 위한 규정 체계의 예외가 발생해 갈등이 유발되거나 다른 산업 분야에 확대 적용 요구가 커지는 등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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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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