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전력기기 시장 1000조"…에너지 전환·AI 맞물려

박철응 기자 / 2025-07-07 17:06:35
유안타증권 "발전 인프라 대규모 증설 불가피"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주목
2030년 목표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도 가속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AI 인프라 확장이라는 시대적 변화가 맞물리면서 전력기기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향후 5년간 글로벌 시장 규모가 최대 1000조 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국내에선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고속도로' 공약 추진에 대한 기대가 크다. 

 

7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전력 수요가 2022년 2만8510TWh(테라와트시)에서 내년 3만2523TWh로 늘어나고 2030년이면 3만7000TWh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 효성중공업이 2023년 스코틀랜드에 공급한 초고압변압기. [뉴시스]

 

이를 충족하기 위한 발전설비 용량은 1만4000GW 규모인데 올해 기준 글로벌 발전 설비는 9500GW 수준이다. 4500GW의 추가 설비 확보가 필요하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발전 인프라의 대규모 증설이 불가피하며 전력기기 수요 또한 정량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1GW급 발전소에는 초고압 변압기 6~9대와 차단기, GIS(가스절연개폐장치), 배전 및 저압변압기, 리액터(반응장치), 보호계전기, 제어시스템 등 50~150대의 전력기기가 사용된다. 이를 감안하면 1GW당 전력기기 시장 규모는 최대 2000억 원이고 2030년까지 900조 원가량의 수요를 추정할 수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데이터센터 전력 기기 수요도 향후 5년간 최대 60조 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다. 

 

손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연계형 ESS(에너지저장장치), HVDC(고전압직류송전) 등까지 포함하며 전력기기 시장은 1000조 원을 넘어서는 구조적 성장기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화석 연료에서 전기로 에너지 소비의 중심 축이 이동하는 구조전 변화가 핵심이다. 산업, 수송, 건물 등 주요 부문에서 전기 기반 설비로 전환이 가속화되며 보편적 흐름이 되고 있다.

 

이에 더해 AI 데이터센터와 인프라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산업 전체의 전력 사용 구조를 재편성하고 있으며 기존 예측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발전설비 및 송배전 인프라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게 손 연구원 설명이다. 

 

그는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초고압 변압기, GIS, 고압 케이블 등 고사양 장비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 중"이라며 "국내 주요 전력기기 업체들은 생산능력 증설과 대형 수주 확보를 통해 실적의 구조적 상향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대형 3사뿐 아니라 산일전기와 일진전기도 생산설비 확대의 레버리지 효과가 본격화되는 시점이란 진단이다. 

 

특히 선진국 전력망의 노후화가 구조적인 교체 수요를 불러일으킨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지난해부터 1600km 신규 송전망 등에 15억 달러를 집행 중이며, '전력망 복원력 혁신 파트너십'(GRIP) 프로그램에 따라 76억 달러 규모의 송배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전력산업협회는 매년 380억 유로 이상의 송배전망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근 한국전력도 2038년까지 송·변전 설비에 72조8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중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의 일부인 호남∼수도권 초고압 직류(HVDC) 송전망 건설 사업에만 8조 원가량을 투입할 예정이다. 

 

에너지 고속도로는 2030년까지 해상 전력망을 설치해 남서해안 해상풍력 에너지를 주요 산업지대로 송전하고 전국에 RE100 산업단지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에너지 정책이자 산업 부흥 정책이기도 하다. 

 

인수위 역할을 하는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는 지난 3일 에너지 고속도로 및 기후테크 기업과 간담회를 갖고 "경제 성장의 대동맥인 에너지 고속도로 조기 건설과 기후테크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위해 기업 목소리를 적극 반영·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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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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