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포스코·신세계, 업황 전망 '먹구름'

박철응 기자 / 2025-05-26 16:18:16
한국신용평가, 산업별 전망과 그룹별 사업 비중 분석
현대차그룹, 관세 영향으로 전망치 크게 악화
나이스신평, 조선·항공 외 모두 '불리' 진단

주요 그룹 중 롯데와 포스코, 신세계 등의 업황 전망이 상대적으로 어둡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석유화학과 철강, 건설, 유통 등 불황 업종의 비중이 큰 곳들이다. 미국 관세 영향이 큰 현대차그룹은 1년 만에 업황 전망이 가장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신용평가가 산업별 단기 업황 전망(8점 척도, 높을수록 비우호적)을 주요 14개 그룹의 사업별 매출 비중으로 가중평균한 결과를 보면, 중간값은 5.5로 지난해에 비해 0.5포인트 상승했다. 중국의 과잉 공급에 더해 관세 충격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 롯데월드타워 전경. [롯데물산 제공]

 

그룹별로 보면 롯데가 6.4로 가장 높았다. 포스코(6.3)와 신세계(6.1)도 6점대를 기록했다. 그만큼 더 어려운 형편에 놓인 그룹들이다. 이어 효성(5.9), LG(5.8), GS(5.7), 현대차(5.6) 등 그룹이 중간값보다 높은 전망치를 보였다. 

 

롯데그룹은 유통과 석유화학 비중이 각각 34%, 30%이며 건설이 11%다. 내수 침체와 중국발 공급 과잉 상태의 장기화, 원가 부담 및 분양 경기 저조로 불황을 겪는 대표적 업종들이 집중돼 있는 것이다. 

 

포스코그룹에 대해서는 중국 철강 시장 부진이 가격 하락 요인인데다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철강 수요 개선 폭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 작용했다. 신세계는 유통 비중이 69%에 달해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중간값 근처에 놓여 있으나 지난해 같은 분석에 비해 1.6포인트 급등해 눈에 띈다. 무엇보다 미국 관세가 큰 위협이다. 완성차의 북미 매출 의존도와 미국 외 생산 비중이 높아 실적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현대제철도 대미 수출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며 현대건설은 건설업 경기 부진의 한가운데 있다.

 

반면 한화그룹은 유일하게 지난해 5.3에서 5.2로 우호적 변화를 보였다. 31% 비중을 차지하는 석유화학 산업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조선업과 방위산업 등 호황을 보이는 사업 매출 비중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외에도 LS(4.6), HD현대(4.7), SK(4.9), 두산(5.0), 삼성(5.3), CJ(5.4) 등이 평균값 이하의 비교적 양호한 전망을 보였다. 

 

재무적으로는 롯데와 신세계, 효성이 차입부담 통제 여부를 모니터링해야 할 요주의 대상으로 꼽혔다. 업황 전망이 비우호적이면서 재무 지표도 불안한 곳들이다. 포스코그룹은 업황 전망이 비우호적이지만 재무 안정성은 우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그룹과 SK그룹은 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2023년 대비 지난해 EBITDA(법인세, 감가상각, 이자 차감 전 이익)가 크게 증가해 재무 지표를 개선했다. HD현대그룹은 조선업과 전력 산업 이익이 늘어 가장 큰 재무지표 개선 폭을 보였다. 

 

산업 전반적으로 보면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먹구름이 끼어 있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가 10개 주요 산업에 대한 향후 1년 전망을 분석한 결과, 유리한 업종은 조선업과 항공운송 2개에 불과했다. 

 

중립적 업종은 자동차와 정유다. 불리한 것으로 평가된 업종은 반도체, 2차전지, 석유화학, 철강, 소매유통, 건설이다. 통상 환경 변화에 따른 수요 불확실성(반도체), 부진한 실적과 불리한 정책 변화 가능성(2차 전지) 등이 주된 근거로 제시됐다. 

 

거시경제 환경이 짓누르고 있는 형국이다. 올해 1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2% 낮아졌고 앞으로도 수출 중심으로 더 하향될 위험이 크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기존 2.0%에서 1.0%로 대폭 낮춘 바 있다. 

 

통상 비중이 큰 한국으로서는 보호무역주의 확대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자동차, 철강 등 미국이 제조 기반을 보유하고 있는 산업은 현지 경쟁력에 불리한 영향이 예상된다"면서 "친환경 정책의 폐기나 지연에 따라 전기차, 2차전지 등 투자를 확대해왔던 산업의 실적 개선 시기가 불투명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에 더해 중국의 부동산 침체와 소비심리 악화, 수출 성장 한계 등으로 제조업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 악재다. 또 국내 건설업과 내수는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복합위기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방 건설 수요 위축, 고물가 및 고금리에 따른 사업성 저하 등으로 인해 건설 업황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소매유통업은 전반적인 수요 부진과 함께 국내외 이커머스 기업의 영향력 확대 등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고 짚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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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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