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원가 상승' 분유업계, '식품家 실적파티'서 소외

김경애 / 2023-11-17 16:09:26
원가 상승·경쟁 심화·출산율 감소 등으로 부진
정부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 진퇴양난

국내 식품업체들이 제품값 인상에 힘입어 올 3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거뒀지만 조제분유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은 실적 훈풍에서 소외돼 울상을 짓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매일유업의 올 9월까지 매출은 1조3412억 원, 영업이익은 513억 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 7.8%, 24.2% 늘었지만 이는 전년도 저조한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이다. 영업이익은 2년 전보다 21.3% 줄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7.3% 감소했다.

 

▲ 매일유업 3분기 누계 실적 추이. [김경애 기자]

 

남양유업도 수년째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불매운동이 예상보다 장기화됐고 이 사이 업황도 악화됐다.

 

3분기 누계 기준으로 2016년 매출 9249억 원과 영업이익 312억 원을 냈는데, 이듬해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 5%, 89.4% 주저앉았다. 올 9월까지 매출은 7554억 원, 영업손익은 280억 원 적자다.

 

일동후디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비상장사여서 올해 실적은 알 수 없으나 지난해 영업이익(92억 원)이 감사보고서상 전년 대비 15.9% 줄었다.

 

출산율이 꾸준히 하락하며 조제분유 시장이 쪼그라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또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 원재료 등 원가도 상승했다. 

 

원가가 뛴만큼 가격을 올리기도 어렵다. 업체들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로 인해 원가 인상분을 분윳값에 충분히 반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프리미엄 수입 분유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국산 분유 입지가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독일 분유 '압타밀', 호주 분유 'a2플래티넘', 프랑스 분유 '노발락' 등이 시장에서 선전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조제분유 시장에서 수입 분유 점유율은 2017년 5% 내외에서 지난해 25% 수준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내 4개사의 분유 점유율은 90%대에서 70%대 수준으로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제분유 사업은 점차 축소되는 추세다. 롯데웰푸드(구 롯데푸드)는 파스퇴르 위드맘 케어솔루션 골드 1~3단계를, 남양유업은 임페리얼XO 오가닉 제품을, 매일유업은 앱솔루트 본을 올 들어 단종시켰다.

 

분유업계 관계자는 "조제분유 사업은 경쟁 심화와 저출산 여파로 규모가 매년마다 작아지고 있다"며 "원부자재, 유틸리티 비용 상승 등 고물가 기조로 비용 부담도 극심해 새로 진입하려는 제조사도 전무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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