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점수 인플레 발생…기존 고신용자들 역차별 가능성 커"
정부는 4·10 총선을 한달 앞둔 3월 최대 298만 명을 대상으로 대출 연체 기록을 삭제하는 이른바 '신용사면'을 시행한다.
그간 연체 이력으로 정상적인 금융 활동이 어려웠던 취약 차주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금융권 신용 체계를 뒤흔들 수 있고 성실 차주가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2000만 원 이하 소액연체자가 연체 금액을 전액 상환한 경우 연체 이력 정보의 공유가 제한되는 신용 회복 지원 조치가 내달 시행된다.
298만 명 중 259만 명은 이미 연체액을 상환해 별도 신청 없이 신용회복 지원을 받을 수 있다. 39만 명은 오는 5월까지 연체액을 상환한다면 대상자에 포함된다.
지원 대상에 해당하면 연체 이력 정보가 신용평가에 반영되지 않아 신용점수가 자동으로 오른다. 신용사면자는 △신용카드 발급 △신규 대출 △대출 금리 하락 등 재기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금융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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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12일에 시행하는 신용사면으로 15만 명은 카드발급 기준 최저 신용점수를 충족해 신용카드를 발급 받을 수 있게 된다. [뉴시스] |
이번 신용사면으로 대상자의 신용점수(나이스 기준)는 평균 39점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15만 명은 카드발급 기준 최저 신용점수를 충족해 신용카드를 발급 받을 수 있게 된다. 25만 명은 은행업권 신규 대출자 평균 신용점수를 넘게 돼 보다 낮은 금리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대규모 신용사면이 신용점수 체계의 신뢰성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그간 카드발급이 어려운 취약 차주가 이번 신용사면으로 카드를 연쇄적으로 발급받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한번 카드 사용액을 연체했던 차주는 또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카드사들은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에 더 신경써야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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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규모 신용사면에 대한 금융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시스] |
금융권 관계자도 "이번 신용사면은 신용점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신용점수 상승으로 신용점수 인플레이션이 발생된다"고 지적했다. 은행 대출 연체율 상승이 뒤따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또 "결국 신용점수를 믿지 못하게 된 은행 등 금융사들이 전체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일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기존에 신용점수를 잘 관리했던 사람들이 역차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은 신뢰 기반 사업인데 대규모 신용사면이 이뤄지면서 신용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신용 사면이 도덕적 해이와 성실상환 차주 역차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 교수는 "정부 입장에선 신용사면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겠지만 더 정확한 기준으로 신용사면을 시행해야한다"고 주문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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