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급률 높단 이유로 과세하면 소비자 니즈 충족 못 시켜"
국세청이 단기납 종신보험에 대한 과세를 검토하면서 그간 뜨겁던 시장이 단숨에 얼어붙었다. 생명보험사들은 관련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환급률을 낮추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오는 7일부터 '무심사 우리모두 버팀목 종신보험'의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 1일 출시된 이 보험은 과세 논란에 판매 6일 만에 중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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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DB생명은 7일부터 '무심사 우리모두 버팀목 종신보험'의 판매를 중지한다. [KDB생명 제공] |
단기납 종신보험은 기존 종신보험의 긴 납입 기간을 5~7년으로 축소한 상품이다. 매월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대신, 해지환급금이 낸 보험료의 100%를 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다.
이 같은 점을 이용해 주요 생보사들은 올 들어 단기납 종신보험의 '7년 납입 10년 유지' 환급률을 130%대까지 인상해 팔았다. 사망보장과 함께 저축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점, 또 비과세란 점을 적극 내세웠다.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은 국내 세법상 해지환급금이 낸 보험료보다 많아지더라도 보험차익에 이자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지난해 도입된 신 국제회계기준(IFRS17)도 단기납 종신보험 마케팅을 부추겼다. IFRS17에서는 보장성보험을 많이 팔수록 실적 개선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 후 단기납 종신보험 같은 상품은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에 매력적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가입자들은 '비과세·고환급률'을 보고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사실상 7년만 내고 10년 유지하면 원금을 포함해 35%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여겨 '너도 나도' 가입 열풍이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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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세청사. [뉴시스] |
그러나 국세청이 '소득세법 제16조'와 '소득세법 시행령 제25조'에 따라 단기납 종신보험을 저축성보험으로 판단, 과세 여부 유권해석을 진행하면서 시장이 급랭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25조 제1항에 따르면 '저축성보험의 보험차익'은 계약 기간 중 받는 보험금 또는 환급금에서 납입보험료를 뺀 금액을 말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세당국의 유권해석으로 과세가 될 경우 고객은 세금을 내야 하고 판매한 보험사는 '불완전판매'로 민원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며 "총체적 난국"이라고 우려했다.
생보사들로선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환급률을 낮추는 게 안정한 조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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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 납입, 10년 유지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 [그래픽=황현욱 기자] |
이날 기준 생보사들의 '7년 납입, 10년 유지'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은 120%대를 기록했다. DGB생명이 126%로 가장 높았고 이어 △ABL생명·처브라이프 125% △동양생명 124% △메트라이프·NH농협생명 123% △신한라이프·한화생명 122% △교보생명 121% △삼성생명·푸본현대생명 120%순이었다.
금융당국은 현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단기납 종신보험의 만기인 10년 후 대량으로 보험을 해지할 경우 보험사들은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늘어난다. 이 여파로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할 것을 금융당국은 우려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생보사들의 단기납 종신보험 과당 경쟁과 관련해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도 "과세당국에서 유권해석이 정해지는 대로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생보사만의 문제로 돌리는 것은 우려스럽다"라며 "현행 소득세법 규정대로 보면 불완전판매가 아님에도 단순히 환급률이 높다는 이유로 압박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어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만드는 건데 예상과 다른 과세 등 이슈가 발생하면 향후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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