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쉽지 않은 일부 보험사엔 치명적일 수도"
금융당국이 과도한 자본규제 부담을 완화하겠다며 보험업권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규제 개편을 예고했다.
하지만 기본자본 규제가 신설되면서 일부 중소형사에게는 오히려 규제 강화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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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원회 전경. [금융위원회 제공] |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12일 보험사에게 권고하는 킥스비율 기준치를 기존 150%에서 130%로 낮추는 내용의 지급여력비율 규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보험사의 지급여력은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서도 약속한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뜻하는 중요 지표다. 우리나라에서는 킥스비율을 지표로 사용한다.
킥스비율 기준치를 낮추면 그만큼 보험사가 적립해야 하는 자본 부담이 작아진다.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후 많은 보험사들이 자본확충 부담에 시달리고 있음을 감안한 조치다.
그간 보험사들은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 확충 노력을 해왔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했으며 올해도 연초부터 후순위채를 적극 발행하고 있다. 킥스비율 계산에서 후순위채도 자본에 포함되기 때문인데 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지만 보험사들의 표정은 썩 밝지 않다. 같은 개편안에 '기본자본' 규제 신설이 함께 담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자본의 범위를 폭넓게 인정해주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기본자본만 따로 떼서 지급여력을 별도로 감독하겠다는 것이다. 기본자본비율은 50% 이상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문제는 이 '기본자본'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회계상 자본은 크게 '기본자본'과 후순위채권 등 자본성 증권을 포함한 '보완자본'으로 나뉜다. 기본자본은 주주가 투자한 돈이나 회사가 벌어 쌓아둔 이익금 같은 '진짜 자기 돈'이다. 손실 흡수력이 높은 '질 좋은 자본'이지만, 당장 늘리라고 요구해도 단숨에 늘리기 어렵다.
현실적으로 유상증자 외에는 기본자본을 늘릴 방안이 별로 없다. 그러나 중소형 보험사는 유상증자를 하려 해도 마땅한 투자자를 구하기 어렵다. 규모나 미래 성장성이 매력적이지 않으면 투자자는 섣불리 나서지 않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사에게는 규제 완화가 아닌 되레 강화"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보험사에는 굉장히 치명적인 규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 정부서울청사 외부에 설치된 금융위원회 깃발. [금융위원회 제공] |
기본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이익을 배당하지 않고 회사에 쌓아두는 보험사도 많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결국 보험사들은 당분간 이익의 내부유보 비율을 높이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 규제를 적용하기에 앞서 업계와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은 "아직 당국이 기본자본 지급여력 의무를 50%로 확정하진 않았다"며 "앞으로 업계 수용성을 고려한 적정 수준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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