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강화'·'2년 퇴로' 카드 낸 정부…다주택자 버티기 허물까

설석용 기자 / 2026-08-04 17:12:41
공정시장가액비율 현행 60% → 80%로
집값 안 올라도, 매년 보유세 부담은 증가
양도세 중과 2년간 한시적 유예, 효과는?
전·월세 물량 감소 전망…긴장하는 세입자들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통해 다주택자들에게 2년간의 퇴로를 마련해줬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절세 혜택을 부여해 2029년에 원복하는 계단식 구조다.

 

사실상 내년 5월까지가 골든타임으로 분석된다. 비거주 중심의 보유세 인상과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등 압박으로 다주택자들의 버티기를 허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아파트숲. [이상훈 선임기자]

 

지난 3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다주택자나 비거주 주택 보유자의 세부담 가중 항목이 세법 전반에 배치했다.

 

먼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2027년 70%, 2028년 80%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주택의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하면 과세표준이 된다. 실제 세금을 산출하는 구간이다. 

 

따라서 공장시장가액비율이 높아지면 집값 변동이 없더라도, 매년 내야하는 보유세가 늘어난다. 버틸수록 세금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다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방침은 그대로 유지된다. 주택을 오래 보유해도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10~20년을 보유했더라도 다주택 상태에서 파는 주택에 대한 세제 감면은 없다.

 

집 팔면 절세 혜택…2년간 양도세 중과 한시적 유예

 

다만, 2년간의 퇴로는 열어줬다. 2028년까지 세율을 낮춰주고, 빨리 처분하면 유리하도록 연도별로 차등을 뒀다.

 

2주택자의 경우 기본세율에 2027년 5%p, 2028년 10%p를 가산해 적용하고, 이 기간 3주택 이상 보유자는 10%p, 15%p씩 추가한다.

 

시세 10억 원 주택 3채(합산 시세 30억 원)를 보유한 다주택자가 1채를 처분할 경우를 따져봤다. 각 주택의 매입가와 양도차익은 5억 원으로 가정했다. 

 

양도세의 기본세율 과세 구간은 총 8단계로 나뉘어 단계별로 6%~45%를 적용받는다. 양도차익이 5억 원일 경우 40%가 적용된다.

 

올해는 현행 중과 가산세율 30%p가 적용되어 양도세만 약 3억5000만 원(지방소득세 포함)에 달한다. 그러나 2027년 중과 가산세율이 10%p로 대폭 낮아지면 양도세 부담은 2억4500만 원 정도로 줄어든다. 약 1억 원에 가까운 세금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조금 더 버텨서 2028년에 주택을 처분할 경우 중과 가산세율이 15%p로 다시 올라 세 부담은 약 2억7000만 원으로 커진다. 지금보다는 적지만 2027년에 파는 것보다는 2500만 원가량 세금을 더 내야 한다.

 

2029년부터는 중과세율이 완전 회복돼 다시 3억5000만 원을 납부해야 한다. 주택 2채를 처분한다고 가정하면 부담의 차이는 더욱 커진다. 

 

이에 따라 2027년을 사실상 유일한 탈출구로 보는 견해가 많다. 구체적으로는 과세표준일(6월 1일) 이전인 2027년 5월 31일 이전에 주택을 처분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2027년까지 다 처분하라고 정부가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방 다주택자들도 실거주가 아니면 특별 공제 혜택을 못 받기 때문에 사실상 전부 다 타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다주택자가 될 수 없는 구조다. 똘똘한 한 채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보유세 강화 부담 세입자로 향하나

 

하지만 '퇴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거란 의견도 있다. 이미 지난 5월 다주택자 급매 유도를 위한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이 주어진 바 있어, 시장에 나올 물건이 상당수 나왔기 때문이다.

 

또 2년이 아니라 더 장기적 관점에서 본다면, 세금 인상폭보다 주택값 상승분이 더 클 수 있어 상황에 따라 여력이 된다면 '버티기'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시장에 남아 있는 다주택자들은 세금 부담을 감내할 수 있는 자산가일 가능성도 높다.

 

이번 조치가 전월세 시장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간다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오르는 보유세의 영향이 전세 보증금과 월세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27년 6월을 기점으로 집을 팔 사람은 그 전에 팔았을 것이며, 이후부턴 버티겠다는 쪽으로 볼 수 있다. 보유세의 자연 상승분만큼 전·월세 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거주요건 및 세제 불이익 강화도 세입자의 걱정을 키운다. 2029년부터 1세대 1주택 장특공제가 '순수 거주기간(연 8%)' 중심으로 일원화된다. 

 

전세를 끼고 사둔 갭투자 아파트처럼 '보유만 하고 거주하지 않은 기간'에 대한 공제율은 대폭 축소된다. 

 

이들로서는 2027년 5월까지 집을 팔아 절세 혜택을 받거나, 세입자의 계약 기간 만료 뒤 직접 입주해 10년을 채우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거주도 못 하고, 팔지도 않는다면 종부세만 커지게 된다. 자연스레 그 부담은 세입자의 몫으로 향할 것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공급이 없고 세금이 올라가면 집주인 우위 시장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세입자들로 향하는 조세 전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했기 때문에 급매 처분하는 물량이 매매로 나오면 전월세 물량은 더 감소할 수 있다"며 "세입자들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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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석용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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