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은 주주 눈가림 불과…소각 병행해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잇달아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주가 부양 효과를 보지 못해 매입 후 소각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 자사주 취득 계획을 공시한 상장 제약바이오사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휴젤, 동구바이오제약, 엘엔씨바이오 5곳이다.
5곳의 자사주 취득 공시 당일 주가(종가 기준)는 엘엔씨바이오를 제외하고 일제히 상향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상승률은 소폭에 그쳤다. 공시 당일 주가는 전날 대비 평균 1.6% 올랐을 뿐이다. 24일까지도 평균 8% 상승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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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한 달간 자사주 취득 결정을 공시한 제약바이오 5개사 주가 현황. [김경애 기자] |
이 중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 연말 합병을 앞두고 지난해 1월부터 자사주를 부지런히 사들이고 있다. 합병 후 지배력과 주주가치를 동시에 높이기 위한 취지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합병 후 자사주 소각도 약속했다.
작년 1월부터 지난 9일까지 양사가 공시한 자사주 취득 예정 총액은 셀트리온은 1조1033억 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4565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자사주 취득 계획을 공시한 이후에도 양사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지난해 1월 10일 회사 주가(종가 기준)는 18만133원으로 전주 금요일 대비 2.5%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이후 9번에 걸친 자사주 취득 공시가 있었으나 주가는 소폭의 등락을 반복할 뿐이었다. 24일 기준 셀트리온의 주가는 전날 대비 2.8% 하락한 16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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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트리온 자사주 취득 공시 당일 주가 추이. [김경애 기자] |
셀트리온헬스케어도 마찬가지다.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지난해 1월 10일 종가는 전주 금요일 대비 2.4% 오른 7만3156원을 기록했다. 이후 7번에 걸친 자사주 취득 공시가 있었지만 주가 상승 효과는 미미했다. 24일 종가는 1년여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7만3800원을 기록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이달 자사주 매입을 공시했는데 주가가 예전만 못한 업체도 있다. 이달 6일 자사주 취득 결정을 공시한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계열사 한섬이 그렇다. 공시 당일에는 종가가 2만50원으로 전주 금요일(1만9200원) 대비 4.4% 올랐다. 하지만 24일 종가는 1만9090원으로 공시 전날 만도 못한 상태다.
증권업계에선 소각을 전제로 하지 않는 자사주 매입은 교묘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 물량을 줄여 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소각이 없다면 실제 물량은 줄지 않는다.
기업들은 매입한 자사주를 보관해놓고 있다가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이를 되팔거나 임직원 인센티브 지급에 활용하기도 한다. 교환사채(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채권) 발행에 활용할 수도 있다.
경영권 방어와 지배권 강화에도 사용되는데 이 경우 추가 출연이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다. 명목은 주주 환원인데 실제로는 사적 이익에 활용하는 셈이다. 이러니 소각 없이는 투자자들도 믿지 않는 것이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개인투자자들이 공부를 많이 하고 똑똑해지면서 이제는 자사주 취득만으로는 주가 부양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며 "소각 없는 자사주 매입은 주주 눈가림에 불과할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 등은 자사주 매입 시 목표 액수가 차는 대로 즉시 소각하겠다고 발표한다"며 "소각이야말로 진정한 주주환원"이라고 강조했다.
자금조달을 위한 유상증자의 경우 주가는 확실히 하락세를 보인다. 지난 17일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유상증자 실시를 공시한 삼성제약의 주가는 공시 전일인 2620원에서 공시 당일 2560원으로 2.3% 하락했다. 24일 종가의 경우 공시 전날과 비교하면 9.9% 하락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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