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자위)가 '의결권 행사의 사전 공개'와 관련하여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대신에 현대자동차의 손을 들어줬다.

수탁자위는 14일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효성 정기 주주총회 안건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해 심의했다고 밝혔다.
수탁자위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배당 관련 안건과 관련해 "주주제안(엘리엇)의 수준이 과도하다"면서 "현대차와 모비스의 제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민연금은 현대차(8.70%)와 현대모비스(9.45%)의 2대 주주다.
수탁자위는 엘리엇이 현대차에 주주 제안을 한 밸러드 파워시스템의 최고경영자(CEO)인 로버트 랜들 매큐언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도 이해관계 등을 이유로 반대하기로 했다. 밸러드 파워시스템은 현대차그룹 수소연료 전지 사업의 경쟁사다. 위원회는 또 사내이사 재선임 제안(정몽구 회장,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찬성하기로 했는데 "소수 위원이 특정 일가의 권력 집중에 문제 제기를 하며 반대 의견을 냈다"고 부연했다.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도 회사 측 제안에 찬성하기로 했다. 엘리엇이 주주 제안한 현대모비스의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회사 규모, 사업 구조 등을 고려해 반대했다. 수탁자위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과 박한우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에 대해서는 찬성 결정을 내렸다. 또 남상구 기아자동차 사외이사를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은 반대했다. 2014년 현대차그룹의 한전 땅 매입 때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에서다.
수탁자위는 효성의 경우 손병두 전 전경련 부회장, 박태호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사외이사 재선임 관련해선 반대 결정을 내렸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도 반대했다. 분식회계 발생 당시 사외이사로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도입된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원칙)의 후속 조치로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에 14~20일 주주총회를 여는 23개 상장사에 대해 의결권 행사 방향을 처음으로 사전에 공개했다.
23개 중 11개사는 1개 이상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LG하우시스·LG상사·한미약품·현대글로비스·현대건설·현대위아·신세계·농심·풍산 등 11개사다. 삼성전자·삼성SDI·삼성전기 등 삼성 관련 3개 회사 안건은 모두 찬성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사전 공개 대상 상장사는'국민연금의 지분율이 10% 이상이거나 보유 비중이 1% 이상인 기업'으로 2018년 말 기준 100여개다. '의결권 사전 공개'는 기관·소액주주 등의 의사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돼 그동안 사후에 공개해 오다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면서 사전 공개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27일로 예정된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총이 더욱 주목받게 됐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조양호 회장 이사 연임 안건에 대한 찬반 입장을 곧 사전 공개할 예정이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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