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별 개별 홍보관 24일 오픈
처벌 근거 조항 없어..."분양가 오를 수도"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수주전 과열이 점입가경이다. 지자체가 관련 규정에 따라 공동 홍보관을 설치하라고 했지만,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개별 운영을 강행했다. 딱히 제재할 수단도 없는 상태다.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향후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질 우려도 나온다.
![]() |
| ▲24일 오픈한 삼성물산(왼쪽 사진)과 현대건설의 한남4구역 홍보관 모습.[각사 제공] |
한남4구역 수주전에 뛰어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24일 각각 홍보관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개별 활동을 시작했다. 삼성물산은 이태원 초입에 위치한 명보빌딩 5·6층에, 현대건설은 옛 크라운호텔 부지에 마련했다. 홍보관은 시공사 선정일인 다음달 18일까지 운영된다.
현대건설은 "홍보관에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설명회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고 하루 4회 진행된다"고 전했다. 삼성물산은 "기존 건물을 홍보관으로 단기 임대해 자원과 공간 낭비를 최소화하는 등 효율적인 홍보관 운영을 통해 관련 비용이 추후 조합원에게 전가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관할인 용산구는 지난 18일 조합에 공문을 보내 공동 홍보관을 운영해 달라는 주문을 했다. 서울시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기준에는 '정비구역 내 또는 인근에 개방된 형태의 홍보공간을 1개소 제공하거나 건설업자등이 공동으로 마련하여 한시적으로 제공하고자 하는 공간 1개소를 홍보공간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공동 홍보관의 취지는 과거 정비사업 시장에서 종종 발생했던 건설사와 조합 간 '검은 거래'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한 공간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홍보하게 해 조합원의 선택을 받도록 하는 것이 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다고 해도 처벌 조항은 없다. 조합 측은 법률 검토를 거쳐 각 건설사가 개별 홍보관 운영을 하도록 한 것이다.
용산구 관계자는 "홍보관에 대한 민원이 계속 접수돼 관련 조항을 검토해 조합에 의견을 들었다"면서 "따로 벌칙 조항이 규정돼 있는 건 없다. 내부적으로 어떻게 할지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구청에서 현장 점검을 하고 위법사항을 적발하면 법리 검토를 해서 조치 방안을 좀 더 찾아봐야 할 것 같다"면서 "아직은 행정지도 외에는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건설사에 대한 제재는 조합의 권한이 크다. 사실상 지자체 행정지도나 제재가 큰 압박이 되기는 어렵다.
물론 시공사 선정 이후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 등 착공을 위한 구청의 인허가 절차가 남아 있지만 조건을 갖춘다면 문제를 삼을 수 없다.
용산구는 홍보 과잉과 다수의 민원 등을 이유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관계자들을 불러 분위기 진정 차원의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두 건설사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각각 홍보관을 운영하는 것은 조합원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 경쟁을 통해 공약의 양과 질이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케팅 비용이 과도하게 투입될 경우 조합원 외 수분양자들의 분양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고 앞으로 분양할 다른 단지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과도하게 마케팅 비용이나 사업비가 증가하다보면 결국 일반 분양할 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면서 "과거엔 조합장이 뒷돈을 챙겨 구속되는 등 비리 사례들이 많았는데, 오픈된 정보로 서로 경쟁하게끔 하는 것이 조합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남4구역 수주전은 시공능력평가 1위와 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양강 대결로 치러지고 있는 만큼 열기가 뜨겁다.
세계적인 건축 디자인 설계나 한강변 입지 특장점을 살린 전 세대 조망권 확보를 공약하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강남 유명 병원과 대치동 학원 유치 카드도 꺼냈다.
또 현대건설이 조합원당 1억9000만 원의 이익을 보장하겠다고 하자 곧바로 삼성물산은 2억5000만 원의 이익 보장을 약속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