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포털, AI 수익 본격화…'고인 물'에서 다시 성장

박철응 기자 / 2025-04-17 17:49:57
통신업계, 데이터센터 기반 수익화 활발
AI 에이전트 유료화도 연내 추진
네이버, AI로 커머스·광고…카톡, AI 플랫폼으로

AI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국내에서 눈에 띄는 수익화 사례는 많지 않다. 통신과 포털 업계가 올해 그 서막을 열고 새로운 성장기를 맞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근원적인 AI 모델 개발 측면에선 해외 빅테크와 격차가 현저해 데이터센터와 에이전트(비서) 등 관련 서비스 사업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 KT 직원들이 태국어 LLM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에서 개발한 'LLM 옵스'를 테스트하고 있다. [KT]

 

17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국내 데이터센터는 150개에 이르며 통신 3사 점유율이 70%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KT 자회사 KT클라우드는 올해 서울 가산과 경북 예천에 신규 데이터센터를 잇따라 개소할 예정이며, 이를 기반으로 구독형 GPU 서비스(GPUaaS)를 출시한다. AI 모델 학습이나 빅데이터 분석 등 고도 연산 작업을 해야 하는 고객이 별도의 고가 GPU 서버나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고 필요한만큼 임대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KT클라우는 KT에서 분사된 2022년 매출이 4321억 원이었는데 지난해 7832억 원으로 높였고 올해는 8400억 규모로 8%가량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GPUaaS 시장은 연평균 30% 이상 성장해 2030년 650억 달러(약 9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태국의 IT 전문 기업 '자스민 테크놀로지 솔루션'과 추진한 태국어 거대 언어 모델(LLM)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를 최근 마무리하기도 했다. 해외에 AI 인프라를 구축해 생성형 AI 서비스의 개발과 운영, 확장 환경을 마련한 것은 국내 기업 중 처음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2021년부터 운영 중인 가산데이터센터에서 지난 1월부터 GPUaaS 서비스를 시작했다. 13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인 LG유플러스는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고 있다. 계열사인 LG CNS와의 역할 부담 차원으로 풀이된다. 올해 LG유플러스의 데이터센터 매출은 10% 이상 늘어난 4000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 

 

고객과 직접 만나는 서비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오픈AI의 '챗GPT-4o' 기반 한국형 AI 모델을 개발 중이며 올해 상반기 상용화 예정이다. 한국의 역사, 문화, 정서 등이 반영된다. 

 

SK텔레콤은 2022년 출시해 가입자 900만 명을 확보한 AI 에이전트 '에이닷(A.)'의 유료화를 연내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AI 에이전트 '에스터(Aster)'도 하반기 북미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 11월 출시한 AI 기반 통화 서비스 '익시오(ixi-O)'의 연내 유료화를 계획하고 있다. 

 

KT는 향후 5년간 마이크로소프트와 2조4000억 원을 AI·클라우드 분야에 공동 투자할 계획이며, SK텔레콤은 연간 3000억 원 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LG유플러스도 2028년까지 연간 약 4000억~5000억 원을 AI 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업계에 대해 "오랜 기간 시장 포화와 정부 규제라는 구조적 한계에 가로막혀 정체된 흐름을 이어왔다"고 짚었다. 최근 10년간 통신 3사의 합산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1.8%에 불과할 정도였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AI 시대의 도래는 통신 업종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공하고 있다. 전방위적인 AI 전환 흐름은 저성장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고 분석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AI 서비스도 본격화되고 있다. 네이버는 모든 서비스에 AI를 활용하고 있어 커머스와 광고 등에 간접적 수익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DS투자증권은 네이버의 올해 커머스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17% 급증한 3조4180억 원으로 전망하면서, 지난달 출시된 AI 쇼핑 서비스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를 짚었다. 상품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이용자 정보와 결합해 초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검색 플랫폼 매출액도 8% 증가한 4조2658억 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핵심은 AI 광고 솔루션 '애드 부스트(AD VOOST)'와 AI 브리핑 서비스라고 지목했다. 애드 부스트는 AI를 활용해 광고주에게 적합한 키워드와 광고를 자동으로 확장 노출시켜 준다. 예를 들어 '모바일 게임' 키워드를 검색했다면 '20대 남자 게임 추천' '인기 모바일 게임' 등 키워드에도 자동으로 관련 광고가 노출되는 방식이다.

 

검색 결과를 요약하고 사용자에게 도움이 될만한 컨텐츠를 추천하는 AI 브리핑 서비스는 직접적 광고 수익보다는 트래픽 유지에 도움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을 AI 플랫폼으로 개편한다. 상반기 중 AI 검색과 자체 개발한 AI 서비스 '카나나'를 선보이고, 하반기에는 이미지, 동영상, 숏폼을 제공하는 '발견' 탭을 내놓는다. 오픈 AI와 협업한 AI 에이전트도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여러 AI 모델을 오케스트라처럼 조화롭게 운영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승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이 앞으로 대기업들의 나아갈 방향이며 가장 경쟁우위를 가지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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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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