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 2013년 검찰 조사 국면서 대표이사직 내려놔
사외이사 다수 '김앤장' 소속, 여성 등기임원 0명도 논란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신세계그룹이 사내이사 선임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다. 오너일가의 미선임 및 김앤장 출신의 과다 선임, 낮은 여성 비중 등이 지적받고 있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총괄사장 등 오너일가는 신세계 계열 7개 상장사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올해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대신경제연구소는 '2018년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보고서'에서 "총수가 임원으로 등재된 계열사가 한 곳도 없는 것은 기업지배구조의 책임경영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총수일가의 등기임원 등재율이 5.1%로 국내 주요 10대 및 26대 그룹의 총수일가 임원등재율인 12.3%, 17.1%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2010년 신세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된 바 있다. 2011년 신세계에서 인적 분할된 이마트의 대표이사에도 올랐다. 하지만 3년 임기가 끝난 2013년 재선임 후보로 오르지 않았고, 이후 7년 동안 미등기임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2013년 초 신세계는 계열사 빵집 부당지원, 노동조합 설립을 방해하기 위한 직원 불법 사찰 혐의 등으로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2012년 말 공정거래위원회는 신세계그룹이 오너 2세가 운영하는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며 4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논란이 커지자 정유경 부사장은 제빵사업 계열사 신세계SVN의 지분 40%를 모두 처분했다. 검찰은 정유경 부사장 뿐 아니라 정용진 부회장도 소환해 조사를 펼쳤다.

2013년 2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이마트가 노동조합 설립에 대응하는 시나리오를 만들고, 노조 관계 직원을 사찰, 미행, 감시하는 등 조직적으로 부당노동행위를 펼쳤다고 보고 정용진 부회장을 비롯해 이마트 임직원 135명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후 정 부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자 '법적 책임 회피'를 위한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대기업 오너들이 줄줄이 구속된 시기라 비판 여론은 더 거셌다. 2012년 2월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은 회사 자산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4년 6개월형, 2012년 8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배임, 횡령 혐의로 징역 4년형, 2013년 1월 최태원 SK 회장은 자금 횡령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등기이사만이 회사에 책임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라며 "오너일가는 대주주로서 회사의 중장기적인 성장성에 무한한 책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2011년 신세계 대표이사에 올랐던 이유에 대해서는 "신세계와 이마트의 인적분할 작업을 원활히 마무리하기 위해 역할을 했던 것"이라며 "특이 케이스였고, 신세계그룹은 이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회사를 운영해왔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와 달리 다른 대기업 오너들은 등기이사에 이름을 새로 올리고 있는 추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6년 10월 등기이사에 올랐다. 당시 삼성전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등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중요해지고 있어, 이 부회장이 이사회 일원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맡을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오는 22일 열리는 현대백화점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상장 계열사의 신규 등기이사 후보 중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이 많은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구희권 김앤장 고문, 정진형 김앤장 변호사, 신세계I&C에서 전홍열 김앤장 법률고문, 신세계에서 안영호 김앤장 고문 등이 사내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2019년 주주총회에서 세 후보가 모두 선임된다면 사외이사 3명 중 2명이 현직 김앤장 출신으로 구성된다"며 "특정 법인 소속 인사가 사외이사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경우 사외이사 간 독립성을 이유로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앤장법률사무소는 모회사 신세계 및 그 종속회사에 다양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최근 3년 내 해당 회사 및 회사의 최대주주와 자문계약 및 법률대리 등을 수행하는 경우 해당 회사 등의 피용인에 대해서는 독립성을 이유로 반대를 권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앤장은 계열사 부당지원과 관련한 신세계 및 이마트 등 계열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소송에서 신세계를 대리(2015년 대법원 판결)했다. 신세계의 인천시와 롯데인천개발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신세계를 대리(2017년 대법원 판결)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지난해 기준) 상장 계열사 7개사의 23명 사외이사의 경력별 분포를 보면 약 40%(9명)가 법률 및 회계 전문가로 구성돼 사외이사 다양성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며 "더욱이 상장 계열사의 비즈니스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외이사는 2~3명으로 적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신세계 관계자는 "임원 중 김앤장 출신이 많은 것은 아니다"라며 "태평양, 율촌 등 다른 법무법인들과 법률 자문 계약을 맺는 등 신세계와 김앤장이 특별한 관계에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신세계그룹 상장 계열사에는 여성 등기임원이 한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상장 계열사까지 포함해도 등기임원 62명 중 여성은 단 한명에 불과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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