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부자재 가격 안정, 배달 수수료 인하에도 bhc 가격인상
28%라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익률도 만족 못하는 듯
매출 기준으로 국내 1위 치킨프랜차이즈 bhc가 가격을 올렸다. 그것도 평균 두 자릿수 인상률이라는 큰 폭의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써 국내 3대 치킨 프랜차이즈인 bhc와 교촌, BBQ의 대표 제품 가격은 모두 2만 원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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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킨 프랜차이즈 bhc가 악화된 가맹점 수익 개선을 위해 가격 조정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가격 조정으로 현재 1만7000~1만8000원대의 bhc치킨 가격은 2만~2만1000원으로 평균 12.4% 오른다. 사진은 서울의 한 bhc 매장. [뉴시스] |
교촌과 BBQ의 가격인상에도 불구하고 1위 브랜드인 bhc가 가격인상을 자제하면서 혹시나 다시 치킨 가격이 만 원대로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이제 허사가 됐다. 급등세를 보이던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또 일부 식품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다시 내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치킨 프랜차이즈도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가 있었지만 역시 헛된 기대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bhc, 치킨 가격 평균 12.4% 인상
bhc는 이달(12월) 29일부터 치킨 메뉴를 비롯한 85개 제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500원에서 최대 3000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제품별로 보면 뿌링클은 1만8000원에서 2만1천 원으로 맛초킹과 양념치킨은 1만8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후라이드 치킨과 골드킹은 1만7000원에서 2만 원으로 오르게 됐다.
인상률로 따지면 평균 12.4%에 달한다. bhc가 가격을 올린 것은 지난 2021년 12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BBQ는 작년 5월에, 교촌은 올해 4월에 각각 가격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오랫동안 참아왔다는 게 bhc의 입장이지만 가격 인상폭은 가장 컸다.
이렇게 3대 치킨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격을 올리면서 치킨 2만 원대 시대는 고착될 것으로 보인다. 각 사별 대표 메뉴의 가격을 보면 bhc의 뿌링클이 2만1000원, 교촌의 리얼후라이드가 2만 원, BBQ의 황금올리브치킨이 2만원이다. 여기에 배달비를 감안하면 소비자의 부담은 3만 원에 육박하게 됐다.
bhc, 튀김유 가격 낮추면서 '원부자재 부담 증가'는 어불성설
비용이 오르면 가격을 올리는 것이 마땅하지만 bhc의 가격인상은 여러 가지 면에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우선 bhc는 가격인상의 이유로 주문중개·배달 대행 수수료의 상승과 원부자재 가격인상을 지목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배달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앱들은 올해 연초부터 배달 수수료 인하에 나서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급등세를 보였던 원부자재 가격도 이미 안정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bhc도 가맹점에 공급하는 튀김유의 가격을 지난 11월7일 2만1000원 인하한 데 이어 40여 일 만인 지난 16일 또 4500원 내렸다. 이로써 bhc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튀김유의 가격은 코로나19펜데믹 이전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다.
생닭을 제외하고는 치킨의 원부자재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튀김유의 가격이 낮아졌는데도 원부자재 가격인상을 운운하는 것은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원부자재 부담 본사가 떠안았다지만 영업이익률 28% 기록
또 bhc는 그동안 원부자재 가격 인상분을 가맹점에 떠넘기지 않고 본사가 상당부분 부담했다고 말하지만 이것 역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bhc는 지난해 2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경쟁사인 BBQ의 16.7%, 교촌의 5.7%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물론 2021년 bhc의 영업이익률 32.2%와 비교하면 다소 하락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통상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을 상대로 이익을 낸다는 점을 감안하면 28%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이렇게 높은 수익을 내면서도 본사가 부담을 떠안았다는 것을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진정으로 원부자재 가격 상승분을 본사가 부담했다면 28%라는 영업 이익률을 기록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사모펀드의 속성이 반영된 가격인상?
또 송호섭 대표가 취임하고 한 달 만에 가격인상을 단행했다는 것도 앞으로의 경영 방침을 보여주는 것 같아 불안한 게 사실이다. bhc는 창업자였던 박현종 전 대표를 쫓아내고 스타벅스 출신의 송 대표를 앉혔다. 그런데 bhc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이다. 사모펀드는 단기간에 실적을 높여 기업 가치를 끌어 올린 뒤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속성이 있다.
따라서 이번 가격인상도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번 가격인상 이후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가격도 평균 8.8% 오르는 것으로 나타나 bhc본사의 수익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송 대표가 취임 불과 한 달 만에 수익률을 대폭 끌어올려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28%라는 높은 수익률도 만족하지 못하고 소비자와 가맹점주를 더욱 쥐어짜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가격 인상 이후 치킨 소비 감소 추세 뚜렷
치킨은 서민들의 대표 먹거리이자 다른 외식 가격의 기준을 제시한다. 치킨 가격이 오르면 햄버거나 피자는 물론 그 밖의 다른 먹거리들도 "치킨 한 마리가 얼마인데...우리도 가격을 올려도 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소비자가 나서는 수밖에 없다. 교촌이 지난 4월 가격인상을 단행한 이후 올 상반기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해 15.6% 줄어들었다. 또 농촌진흥청의 자료를 보면 올해 치킨 배달 소비량은 3.1Kg으로 3년 전에 비해 6%가 넘게 줄어든 것은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긴장해야 할 부분이다.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는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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