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 이미 작성, 상법 개정안 이후 발의"
통과되면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 매각
이재용 회장 일가 지배구조에 직격탄
이른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내년 초 발의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아킬레스건을 겨냥하는 법안으로, 21대 국회에서 무산됐으나 재추진되는 것이다. 통과될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지배력에 치명적인 균열이 가게 된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5일 KPI뉴스와 통화에서 "보험업법 개정안을 이미 만들어놨다"면서 "연말에는 상법 개정안 등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내년에 발의하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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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1월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삼성 부당합병 의혹' 관련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보험회사는 계열사 주식을 총자산의 3%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유사시에도 보험금 지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법령에 구체적인 산정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아 금융당국의 보험업 감독 규정으로 총자산은 시가를, 주식 보유 금액은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각각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이를 시가로 통일하려는 게 법안의 골자다.
김 의원은 "다른 금융업권과는 다르게, 그것도 법령이 아닌 감독규정으로 보험업만 취득원가를 적용하는 것은 일종의 특혜이므로 분명히 문제"라며 "과거 금융위원장들도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는데도 바뀌지 않은 것은 삼성이 직접적 대상이 되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주현 당시 금융위원장은 "(주식 보유액을) 시가로 하는 게 맞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며 "어떻게 해결할 지 고민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2020년에도 당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삼성생명이) 자발적으로 하는 게 좋은데 안 되면 결국은 외부 압력에 의해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재용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지난 3분기 말 기준 1.63%에 불과하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1.6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0.80%),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0.79%) 등 일가 지분을 모두 합하더라도 4.86%에 그친다.
그럼에도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이 각각 8.51%, 5.01%씩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지배력을 유지하는 게 현 구조다. 삼성화재도 1.49%를 갖고 있다. 삼성물산이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는데 이용 회장 지분율이 18.9%에 달한다. 일가 지분까지 합하면 32%를 훌쩍 넘는다. 또 삼성물산은 삼성생명 최대주주다. 이 회장이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고리로 지배하는 셈이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시가로 할 경우 삼성생명은 총자산의 3%인 8조4000억 원 내에서만 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시가 27조 원 규모의 삼성전자 지분을 갖고 있을 수 있는 건 감독규정상 취득원가 5444억 원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6.7%를 매각해야 한다. 삼성화재 지분 0.9%도 팔아야 한다. 이 회장 일가와 삼성 계열사들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20%에서 12.4%로 떨어진다는 계산이다. 그만큼 이 회장 지배력의 약화를 의미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이 회장 일가가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할 필요성도 떨어진다. 실제로 이 회장은 2015년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을 만나 삼성생명을 인적분할한 후 사업회사 부문의 매각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에게도 오래 묵은 숙제다. 2012년 당시 삼성 미래전략실에서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일명 '프로젝트G' 문건에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은 지금 당장 법적으로 해소돼야 할 의무는 없으나 향후에도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의 소유 분리)에 대한 지속적인 사회적 요구가 예상되므로 중장기적으로 해소 필요'라고 적시됐다.
DS투자증권은 "최적의 시나리오는 보험업법 개정에 저촉되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 6.6%를 자사주 형태로 매입 후 소각하는 것"이라며 "삼성전자 지배력은 낮아지지만 총수 일가와 삼성물산의 지분율은 소폭 상승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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