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5만 원 돌파 이어 올해 20만 원도 넘어서
한정된 소비지만 외식비 견인 효과 무시 못해
서울 특급 호텔의 뷔페 가격이 연말을 맞아 또 오른다. 어차피 여유 있는 사람들이 비싸게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니 할 말은 없다. 그러나 마치 강남 아파트 값이 전국의 아파트 값을 견인하듯 천정부지로 오른 호텔 뷔페 가격이 일반 외식 가격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걱정되는 부분이다.
또 이들 특급 호텔의 가격 올리기 수법이 얄팍하기 그지없는 꼼수로 보여 꼭 집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호텔들은 연말이 되면 성수기를 맞아 한시적으로 가격을 올린다면서 10% 이상 씩 가격을 올린다. 그러나 연말이 지난 이후 가격이 원상 복구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어느 새 올린 연말 가격이 다음해 평상 가격이 되고 또 연말이 되면 성수기 운운하면서 다시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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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텔 뷔페 이미지 [픽사베이] |
2021년 연말·설 성수기 거치면서 15만 원 돌파
신라호텔의 뷔페인 더 파크뷰를 기준으로 가격 변화를 살펴보자. 2021년 평상시 성인 기준 평일 뷔페 가격은 12만9000 원이었다. 그런데 12월을 앞두고 1일부터 12일은 14만5000원(12.4% 인상) 13일부터 31일에는 15만5000원(20.1% 인상)으로 왕창 올린다. 이후 잠시 평상시 가격을 되찾는 듯 했으나, 불과 한 달 뒤인 2월부터 설 연휴를 계기로 평상시 가격을 15만5000원으로 올린다. 연말 성수기 최고 가격이 다음해 평상시 가격이 돼 버린 것이다.
특급호텔의 뷔페 가격이 10만 원대를 넘어선 것은 2010년 대 초반이었다. 이후 12∼13만 원대에 머물렀던 가격이, 연말 성수기·설 특수를 핑계로 단숨에 20% 이상 오르면서 15만 원대 벽을 뚫어 버린 것이다.
2022년 성수기 특별 가격은 2023년 평상시 가격으로 굳어져
2022년에는 이렇게 다락같이 오른 15만5천 원도 성에 차지 않았던 모양이다. 12월 성수기 가격을 또 올렸다. 12월1일부터 11일은 17만5천 원(12.9% 인상), 12일부터 31일은 18만5000원(19.3% 인상)으로 올렸다. 그리고 이렇게 오른 성수기 최고 요금 18만5000원은 2023년의 평상시 가격으로 굳어졌다.
그리고 올해 연말 또 가격 인상에 나섰다. 평상시 18만5000원에서 12월1일부터 20일은 19만5000원(5.4% 인상), 21일부터 31일은 21만5000원(16.2% 인상)으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마침내 호텔 뷔페 한 끼 20만 원 시대를 활짝 연 것이다. 이번에도 일단 연말 성수기를 맞아 한시적으로 특별 가격을 적용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를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평상시 가격이 18만5000원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일 것이다.
연말 성수기 가격 적용 시점도 점차 빨라져
연말 성수기 특별 가격 적용기간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19년만 해도 연말 성수기 시작일이 13일이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12월1일로 당겨져 완전히 굳어진 상태다. 하루라도 더 비싼 가격을 적용해 조금이라도 벌겠다는 조급함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렇게 비싸게 팔아도 예약을 못해 안달이라니 쇠귀에 경 읽기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호텔이라는 업종이 밥 팔아서 돈을 버는 업종일까? 비싼 최고급의 식사는 그 호텔의 품격을 높여주는 상징적인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최고 수준의 셰프와 최소한의 고객을 대상으로 이뤄져야 한다. 결코 대중을 상대로 운동장 같은 식당에서 ‘고급·품격’을 거론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누가 뭐래도 푼돈이라도 벌겠다는 장사일 뿐이다.
호텔의 뷔페 가격, 일반 외식가격 견인 효과 주목해야
더 큰 걱정은 이렇게 천정부지로 오른 호텔의 뷔페 가격이 일반 대중식당의 가격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돈 있는 사람들이 한정된 공간에서 자기 돈 써가면서 즐기는데 웬 말이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강남 아파트 가격을 잡자는 것이 모두가 강남에 살아야하기 때문이 아니듯이 음식 값도 마찬가지다. 특히 요즘은 이렇게 비싸고 좋은 음식을 먹은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SNS에 사진을 올려 플렉스 (자랑질) 한다. 그러한 사진을 보고 갈 여유가 있는 사람을 가겠다고 다짐할 것이고 조금 모자라는 사람은 가랑이가 찢어지지 않는 한 가보겠다고 마음먹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정부가 좀 나섰으면 좋겠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 라면 차관, 식용유 국장처럼 담당제를 만들었다고 하니 이참에 호텔 사무관도 만들어서 점잖게 타일렀으면 좋겠다. “고마(그만) 해라. 마이(많이) 올맀다(올렸다) 아이가(아니냐)?!”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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