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먹는 건 잠시, 수익은 영원…속설 입증한 교촌

김기성 / 2023-11-13 15:19:30
가격인상 효과로 3분기 영업실적 ‘어닝 서프라이즈’
치킨 2만 원 시대·3만 원 시대 연 가격 인상 선도자
비싼 치킨으로 굳어져 업계 1위 탈환은 어려울 듯

치킨업계의 가격인상 선두주자 역할을 해 온 교촌이 역시 ‘욕을 먹더라도 가격을 올리는 게 장땡’이라는 속설을 또 한 번 증명했다. 

 

10일 발표된 교촌에프앤비(이하 교촌)의 3분기 실적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영업이익이 작년 3분기에 비해 무려 180%가 늘어나며 어닝 서프라이즈(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온 것)를 기록한 것이다.

 

▲ 서울시내 한 교촌치킨점. [뉴시스]

 

교촌 3분기 영업실적 ‘어닝 서프라이즈’

 

교촌은 지난 10일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86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작년 3분기 31억 원과 비교하면 무려 180.3%가 늘어난 것이다. 올해 2분기의 33억 원에 비해서도 160%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교촌이 코스닥에 상장된 2020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이고 당초 증권가에서 예상했던 3분기 영업이익이 60억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어닝 서프라이즈에 해당된다.

 

그런데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올해 3분기 매출은 1114억 원으로 작년 3분기 1252억 원에 비해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줄었는데 이익이 늘었다는 얘기는 비용을 줄였거나 단위당 판매가격을 올려 이익을 늘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촌은 내부 비용을 효율적으로 절감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이익 증가의 1등 공신은 역시 치킨 가격 인상으로 봐야 할 것이다.

 

치킨 3만 원 시대를 연 교촌

 

교촌은 지난 4월 순살과 부분육 등 모든 치킨 메뉴의 가격을 3000원 올리고, 사이드 메뉴 가격은 500원 올렸다. 가격인상으로 교촌치킨의 대표 메뉴 가운데 하나인 허니콤보의 경우 가격이 2만 원에서 2만3000원으로 올랐다. 배달비 3000원 내지 5000원을 감안하면 치킨 한 마리 주문하면 3만 원에 육박하는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당시 여론은 교촌이 치킨 3만 원 시대를 열었다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한 여론 조사에서는 교촌의 치킨 가격 인상 이후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 주문한다는 비율이 48.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분기에는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기도 했지만 역시 “욕먹는 건 잠깐”이라는 속설이 증명됐다. 들끓었던 비난 여론은 언제 그랬냐는 듯 가라앉으면서 3분기 호실적의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치킨 2만 원 시대를 연 것도 교촌

 

교촌은 과거에도 가격 인상의 총대를 멘 전력이 있다. 지난 2021년 11월에도 치킨 가격을 평균 8.1% 올렸다. 당시 가격인상은 7년 만이었다. 이 때 허니콤보의 가격이 1만8000원에서 2만 원으로 오르면서 치킨 2만 원 시대를 연 것도 교촌이었다. 

 

교촌이 가격을 올리자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처음에는 인상을 자제하는 듯 했으나 말뿐이었다. 교촌이 치킨 가격을 올리고도 별다른 반발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이후 bhc는 한 달 뒤 가격인상에 나섰고 머뭇거리던 BBQ도 4개월 뒤인 2022년 4월에 가격인상에 동참했다. 이들 업체들도 하나 같이 대표 메뉴의 가격을 2만 원으로 인상하면서 ‘치킨 2만 원 시대’가 확고해졌던 것이다.

 

교촌, 비싼 치킨 이미지 굳어져 1위 탈환 어려울 듯

 

교촌의 영업실적이 발표된 이후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교촌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각은 그다지 밝지 않아 보인다. 가격을 올려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비싼 치킨이라는 꼬리표를 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늘 앞장서서 가격을 인상해 온 교촌에 대해 충성 고객을 제외하고는 많은 소비자들이 마음을 상했고 이들이 돌아오지 않는 한 치킨 업계 1위 탈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가 상승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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