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깎을 수수료 없다"…답보된 '재산정안'에 카드업계 '울상'

황현욱 / 2024-02-26 15:39:28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TF, 해 지나도 진전 없어
전업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수익 규모 해마다 감소세
"재산정 주기 3년서 5년으로 늘릴 게 아니라 폐지해야"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의 기준이 되는 '적격비용' 제도 개선안의 발표가 더뎌지고 있다. 

 

4·10 총선을 앞두고 카드 수수료 재차 인하가 기정사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와 카드업계 한숨만 깊어지는 모양새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당초 지난해 말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TF(적격비용 개선 TF)'를 통해 적격비용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해를 넘겨 2월이 다 끝나가는 이날까지도 진전이 없다. 

지난 2021년 말 금융위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한 뒤 카드사들의 불만을 잠재우고자 2022년 카드사와 가맹점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적격비용 개선 TF'를 만들었다.

금융당국은 적격비용을 근거로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를 결정한다. 적격비용은 신용카드의 △자금조달 △위험관리 △일반관리 △승인·정산 △마케팅 등의 비용으로 산출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현재 전체 가맹점의 96%는 연 매출 30억 원 이하로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그래픽=황현욱 기자]

 

우대수수료율은 연 매출에 따라 △3억 원 이하 0.5% △3억 원 초과 5억 원 이하 1.1% △5억 원 초과 10억 원 이하 1.25% △10억 원 초과 30억 원 이하 1.5%다.

금융당국은 적격비용을 3년마다 재산정해 가맹점이 카드사에 내는 수수료율을 조정해왔다. 그런데 항상 조정 결과는 '인하'로 나왔다. 카드수수료가 지난 14년 간 총 14차례나 떨어지면서 카드사들은 막다른 골목으로 몰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적격비용 개선 TF'가 활동한 지 2년이 다 되어가도록 재산정안을 못 내놓고 있는 것을 보면 답답할 따름"이라며 "카드사들은 지난 14년간 수수료를 인하해온 결과 신용판매로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업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 규모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전업카드사 7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2021년 4조8339억 원 △2022년 4조8050억 원 △2023년(3분기) 3조8669억 원으로 내리막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분야는 이미 적자 상태"라며 "총선을 앞두고 또 다시 수수료 인하가 결정될 경우 적자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염려했다. 

 

▲전업카드사 7곳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 추이. [그래픽=황현욱 기자]

 

'적격비용 개선 TF'는 재산정 주기를 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매번 적격비용에 대한 평가에서 정치적인 이유가 앞서다보니 카드업계와 전문가들은 아예 폐지하는 게 옳다고 주장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적격비용 취지에 맞지 않게 수수료는 꾸준히 인하해왔다"라며 "3년으로 하나 5년으로 하나 결국엔 낮은 수수료를 고정하는 건 똑같다"고 불평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적격비용 재산정은 시장 논리에 의해 반영되는 구조가 아니라 정치적인 논리가 앞서고 있다"며 "시장경제에 맞춰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은행도 금리 자율화, 통신사들도 요금제 자율화를 하는 마당에 카드사는 왜 수수료를 고정해야 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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