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카드빚…경기침체·'풍선효과'로 55조 돌파

황현욱 / 2024-03-25 16:12:52
2월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 잔액, 55조2868억…전년比 3조3085억↑
"은행·저축은행 대출 문턱 높이자 카드사로 대출 수요 몰려"

카드빚이 심상치 않다. 카드사 대출 잔액이 최근 55조 원을 돌파했다. 

 

고금리·고물가로 불경기가 심화하고 은행과 저축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취약차주들이 카드론에 기대는 모습이다.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업카드사 9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NH농협카드)의 지난달 대출상품(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 잔액은 55조2868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51조9783억 원) 대비 3조3085억 원(+6.37%) 늘어나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022년 2월(50조299억 원) 대비 2023년 2월(51조9783억 원) 1조9484억 원(+3.89%)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배에 가까운 증가세다.

 

▲전업카드사 9곳의 대출상품 잔액 합계. [그래픽=황현욱 기자]

 

카드사의 대출상품 잔액은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2월 51조9783억 원이던 대출상품 잔액은 △2023년 6월 53조1246억 원 △2023년 9월 54조2603억 원 △2023년 12월 54조5732억 원 △2024년 1월 55조1269억 원 △2024년 2월 55조2868억 원 순으로 늘었다.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 항목별로 살펴보면 카드론은 40조 원에 육박한 39조4744억 원을 기록했다.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7938억 원,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5278억 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리볼빙 잔액은 7조490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38조8971억 원이던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12월 38조7613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지난 1월(39조2121억 원)부터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금서비스는 지난해 10월 7조897억 원에서 △2023년 11월 6조9464억 원 △2023년 12월 6조6341억 원 △2024년 1월 6조6653억 원 △2024년 2월 6조5278억 원으로 증감을 반복하고 있지만, 지난해 11월에 대비하면 감소했다.

 

▲전업카드사 9곳의 현금서비스·리볼빙 잔액 합계. [그래픽=황현욱 기자]

 

리볼빙은 지난해 11월부터 하락세다. 지난해 11월 7조6245억 원이던 리볼빙 잔액은 △2023년 12월 7조5505억 원 △2024년 1월 7조5153억 원 △2024년 2월 7조4907억 원이었다.

일반적으로 카드사들이 실행하는 대출상품은 법정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할 정도로 금리가 높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의 대출 잔액은 늘고 있다. 연체율 관리에 들어간 저축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인 '풍선효과'로 풀이된다.

지난달 농협카드를 제외한 전업카드사 8곳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2.99~15.58%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11.06~14.91%와 비교하면 상·하단이 모두 상승했다.

리볼빙 평균 금리도 지난달 15.67~17.84%로, 지난해 2월 13.01~18.48% 대비 하단이 높아졌다.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 역시 16.66~18.24%로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금리가 높음에도 카드빚이 늘어나는 건 그만큼 경기가 나빠 대출 수요는 커지는데 돈을 빌릴 곳은 줄어든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불경기임에도 카드사 대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저축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카드론으로 수요가 몰리는 듯하다"고 추측했다. 그는 "최근 가상화폐·주식 등의 투자 열기가 높아지는 영향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무거운 이자부담에 시달리는 차주들은 자칫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연체율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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