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계열사 '서영이앤티', 일감몰아주기 축소 '잰걸음'

남경식 / 2019-03-21 15:38:39
2023년까지 내부거래 비중 12% 이하로 축소 목표
"생맥주 사업 어려워…식품유통사업 강화할 것"

하이트진로 계열사 서영이앤티(대표 이인우)가 식품유통사업을 강화하며 일감몰아주기 규제 해소를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

 

서영이앤티는 21일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서영이앤티 몬델리즈 사업발표회'를 열고 2023년까지 몬델리즈 매출 700억 원, 총 매출 1500억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23년까지 내부거래 비중을 공정거래위원회 기준인 12%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서영이앤티는 내부거래 비중을 2015년 33.2%, 2016년 28.2%, 2017년 23.8%로 줄여온 바 있다.

 

▲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21일 열린 '서영이앤티 몬델리즈 사업발표회'에서 서영이앤티와 몬델리즈 관계자들이 포토월 앞에서 주요 제품 대형 판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콜린 팡 몬델리즈 아시아 총괄 매니저, 허재균 서영이앤티 상무, 이인우 서영이앤티 대표, 카렌 푼 몬델리즈 아시아 지사장, 벤자민 림 몬델리즈 아시아 담당자 [서영이앤티 제공]

 

공정거래법상 총수 일가 지분이 20%를 넘는 기업은 내부거래 금액 200억 원, 내부거래 비중 12%를 넘는 경우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다.

 

서영이앤티는 지난해 5월 기준 박태영 하이트진로 부사장 58.44%, 박재홍 서영이앤티 상무 21.62%,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14.69% 등 총수 일가 지분이 99.91%에 달한다.

 

몬델리즈는 호올스, 토블론, 밀카, 캐드베리, 필라델피아 치즈케이크 등 50여개 제과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매출이 250억 달러(약 28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서영이앤티는 몬델리즈와 호올스, 토블론, 밀카, 캐드베리, 필라델피아 치즈케이크 등 5개 브랜드의 수입·유통권 계약을 맺고, 다음달 1일부터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인우 서영이앤티 대표는 "몬델리즈와의 유통 계약은 서영이앤티의 지속 성장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을 넘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 서영이앤티는 하이트홀딩스 지분 27.66%를 보유해 하이트진로의 지배 구조 정점에 올라있다. [서영이앤티 제공]

 

하이트진로의 계열사로서 생맥주기자재 제조업을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해온 서영이앤티는 2012년 신사업본부를 설립하고, 식품유통사업 준비를 시작했다.

 

서영이앤티의 신사업본부는 지난해 460억 원의 매출을 내는 등 성장을 이어왔다. 이는 서영이앤티 전체 매출의 5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인우 대표는 "하이트진로의 맥주 판매량이 줄면서 생맥주기자재 판매도 확 줄었다"며 "앞으로 회사를 식품유통쪽으로 더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영이앤티가 종합식품유통기업으로 거듭난다면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도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하지만 과거 사업다각화에 실패한 전력이 있어 낙관할 수만는 없는 상황이다.

 

서영이앤티는 2014년 테마파크 운영업체 '어린농부'로부터 키즈카페 '딸기가 좋아'를 인수해 키즈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딸기가 좋아' 지점을 14개로 늘리는 등 서영이앤티는 공격적인 사업 전개에 나섰으나, 적자가 지속되자 2017년 키즈카페 사업부를 교육업체 미래엔에듀케어에 매각했다.

 

▲ 서영이앤티는 사업다각화를 위해 2014년 5월 테마파크 운영업체 '어린농부'로부터 키즈카페 '딸기가 좋아'를 인수했으나, 적자가 지속되자 2017년 매각했다. [딸기가좋아 홈페이지 캡처]

 

서영이앤티는 지난해 1월 일감 몰아주기 규제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15억6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공정위는 하이트진로가 서영이앤티를 부당 지원해 총수 2세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토대를 만들었다고도 지적했다.

 

서영이앤티는 박문덕 회장의 지분 증여, 기업구조 개편 등을 거쳐 2011년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지분 27.66%를 보유한 그룹 지배구조상 최상위 회사가 됐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는 총수가 단독지배하는 회사에서 서영이앤티를 통해 2세와 함께 지배하는 구조로 전환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구상엽)는 지난 1월 하이트진로 김인규 사장, 박태영 부사장, 김창규 전 상무와 하이트진로를 맥주캔 제조·유통 과정에 서영이앤티를 끼워넣어 총 43억 원가량의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서영이앤티의 최대 주주인 박태영 하이트진로 부사장은 이날 사업발표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인우 대표는 "박 부사장이 다른 일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일감 몰아주기 혐의 기소에 대해서는 "회사와 연관된 이슈이지만 그룹 차원의 문제이기도해서 답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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