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팔리는 기저귀 강제 발주?…뿔난 CU 점주들, 본사 앞 집합

김경애 / 2023-11-29 15:30:04
내년 상생안 두고 본사·점주 간 갈등
점주들, 상생신상 폐지·전기료 지원 요구
BGF리테일 "점주 실질 수익성 향상 도와"

"오피스 상권에 있는 편의점에서 기저귀가 팔리겠습니까?"

 

29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서울 강남구 본사 앞에서 '상생제도 부당성 공표 및 진정한 상생안 도입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최종열 CU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판매할 수 없는 신상품들의 발주(주문)를 가맹본부가 유도하고 있다"며 분노를 토했다.

 

▲ CU가맹점주협의회 중앙회와 지회 임원 50여명이 29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상생제도 부당성 공표 및 진정한 상생안 도입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김경애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 회장을 비롯한 CU가맹점주협의회 중앙회와 지회 임원 50여 명이 모여 가맹본사인 BGF리테일을 규탄했다. '가짜 상생안에 점주들 죽어난다' 등의 문구가 써진 피켓을 들고 '상생신상 제도'를 폐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생신상 제도는 신상품을 적극 도입하는 가맹점에 매월 최대 15만 원의 지원금과 최대 50만 원의 폐기 비용을 차등 지원하는 제도다. BGF리테일은 2018년부터 시작된 점포 전기요금 지원을 지난해 중단하고 상생신상 제도를 도입했다.

 

CU 점주들은 상생신상 제도가 점포 수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이름에 상생만 붙였을뿐 사실상 본부의 마케팅 비용을 점주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상생 신상품을 과도하게 지정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없는 상품까지 상생신상품으로 지정해 '상품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점주들에 따르면, CU는 상생신상품을 월간 평균 156개(월간 최고 239개) 지정하고 이 중 80% 이상을 발주하게끔 유도하고 있다. 발주한 상품에는 상품성이 떨어져 판매로 이어지지 않거나 상권에 따라 판매 자체가 불가한 것들이 포함돼 있다. 

 

대표적으로 기저귀, 조리용 소스, 대용량 김치, 완구류 등이다. 이들은 오피스 상권과 유흥 상권, 특수 상권(학교, 병원, 지하철 등)에선 판매가 어렵다.

 

기자회견에서 점주들은 BGF리테일을 향해 "본부는 상생신상 제도를 통해 마케팅(발주 촉진) 비용 부담을 점주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상생신상 제도를 폐지하고 전기요금 지원으로 환원해달라"고 요구했다. 

 

전기료 지원이 불가한 경우 차선책으로 △점포 상권에 맞는 신상품 발주 △반품 최고액 지원 기준인 80%를 60%로 하향 △저급한 외국상품 등을 상생신상품에서 제외할 것을 제안했다.

 

▲ 29일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열린 '상생제도 부당성 공표 및 진정한 상생안 도입 촉구' 기자회견에서 점주 삭발식이 진행되고 있다. [김경애 기자]

 

BGF리테일 측은 "상생신상 제도는 비용을 단순 지원하는 게 아닌, 가맹점의 실질적인 수익성 향상을 돕는 제도"라고 강조했다. 

 

무조건적인 지원보다는 신상품을 많이 팔면서 매출을 잘 내는 점주가 더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는 얘기다. 점포 매출이 올라야 본사와 점주 모두 이득을 보기 때문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본사와 점주는 가맹계약에서 정한 수수료율에 따라 마진을 나누고 있다"며 "안 팔리는 상품을 발주하면 점주뿐 아니라 본사도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또 편의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는 차별화된 상품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다양항 상품들을 내놓는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점주들이 신상품을 부담 없이 발주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상품 철수 시 지원하는 인 앤 아웃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억울함을 표했다. 

 

끝으로 BGF리테일 관계자는 "내년도 상생안이 확정되면 개별 가맹점에 충분히 안내하겠다"며 "점주들의 동의를 얻어 (상생안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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