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韓대행, 헌재 후임 지명 무효"…이재명 "대통령된 걸로 착각"

장한별 기자 / 2025-04-08 15:10:02
韓대행, 이완규·함상훈 재판관 후보 지명…마은혁 임명
민주 "권한쟁의·가처분 검토…내란세력의 헌재장악 시도"
이재명 "韓총리, 재판관 지명 권한 없다…오버한 것 같다"
이완규, 尹 46년 지기에 '안가 회동' 논란…禹의장 "철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8일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임으로 이완규(64·사법연수원 23기) 법제처장과 함상훈(58·사법연수원 21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두 사람은 오는 18일 6년 임기를 마친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동조세력의 헌재 장악 시도"라며 "권한쟁의 심판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률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이 된 걸로 착각한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선출 몫인 조한창·정계선·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탄핵소추됐다가 헌재의 기각 결정으로 87일만 에 복귀한 바 있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 대통령 지명권을 행사해 민주당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완규 법제처장은 지난 4일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대 법대·연수원 동기이자 검사 동료로 46년 지기여서 후폭풍이 거세다.

 

이 대표는 이날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공판을 마친 뒤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에게 "한 총리에게는 그런 권한이 없다"며 "오버하신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대행이 자기가 대통령이 된 걸로 착각한 것 같다"며 "토끼가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고 호랑이가 되는 건 아니다"고도 꼬집었다. 이어 "헌재 구성은 선출된 대통령, 선출된 국회가 3인씩, 중립적인 대법원이 3인을 임명해 구성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민주당은 비공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갖고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민수 대변인은 회의 후 "한 대행이 위헌적으로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이 두 사람에 대한 지명은 원천 무효"라고 말했다.


그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내란죄로 공수처에 이미 고발이 되는 등 헌법재판관 자격이 없는 무자격자"라며 "비상계엄 당시 부적절한 모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란 공모 의혹이 짙은 인사"라고 주장했다.


한 대변인은 "헌재가 만들어진 이후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경우는 한 번으로, 대법원장 추천 재판관이었다"며 "(한 대행이) 대통령이 지명해야 될 두 사람을 지명하는 건 권한을 벗어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법제처장은 윤 전 대통령과는 서울대 법대 79학번,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다. 1994년 서울중앙지검 발령을 시작으로 약 24년간 검사로 활동했다. 윤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인 2020년에는 당시 추미애 법무장관의 총장 징계처분 취소 소송 변호인을 맡았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에는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자문위원을 지냈고 2022년 5월 법제처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12·3 비상계엄' 다음날 지난해 12월 4일 서울 삼청동 대통령 안가(안전가옥)에서 이뤄진 이른바 '안가 회동' 4인 참석자 중 한 명이다. 당시 그와 박성재 법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대통령실 김주현 민정수석이 만난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져 '2차 계엄' 의혹이 일었다. 이 처장은 이후 휴대전화기를 교체해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으나 '한 대행 탄핵'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탄핵이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위헌적 권한남용이 벌어진 만큼 법률적 검토를 한 것"이라고만 답했다. 그러면서 "법률적 검토에 집중해 위헌적 권한 남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취재진과 만나 "위헌적 권한 남용 행사로 지명 자체가 원천 무효로, 이 부분에 대한 법률 검토를 충분히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면된 대통령의 인사가 한 대행을 통해 이뤄진 것에 국민들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한 대행에 사과와 함께 이완규·함상훈 재판관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우 의장은 입장문을 내고 "국회는 인사청문회 요청을 접수 받지 않겠다"며 "국회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 의장은 "궐위 상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권한 대행이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에 부여된 고유권한을 행사하려고 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대행이 이날 지명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2명은 대통령 몫이어서 임명에 국회의 동의가 필수적이진 않다.

인사청문회법상 대통령이 임명 동의안을 국회에 내면 국회는 20일 안에 인사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청문 기간은 1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 기간이 지나도 국회가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송부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앞서 이미선 재판관도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했다.

 

국민의힘은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2명 지명을 긍정 평가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이 공석이 되는 두 명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며 "용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자신들 후보만 임명하려고 하지 말고 한 대행이 지명한 두 명에 대해서도 빠른 시간 안에 인사청문회를 열어 국회 의견을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대행은 이날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임명했다. 또 대법원장 제청과 국회 동의 과정을 모두 마친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를 대법관으로 임명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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