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독대 요청은 외면…김건희 여사 특검법 겨냥 표단속
친한계 "韓 물먹이려는 행태"…金여사엔 사과 거듭 요구
'김대남 녹취록'도 韓 자극…민주 "尹 졸렬함에 진절머리"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 만찬을 함께하며 격려할 것으로 1일 알려졌다.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 여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가 참석한다고 한다. 한동훈 대표는 빠졌다. 이번 만찬은 매년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진행되는 연례행사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올 국감은 7일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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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을 마친 뒤 한동훈 대표 등과 환담하며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그러나 형식과 시점이 의구심을 산다. 우선 한 대표가 배제돼 모양새가 사납다. 그는 윤 대통령 독대를 수차 요청했다. 이런 한 대표를 쏙 뺀 용산 회동이 추진되니 뒷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한 대표에 대한 불만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적잖다.
더군다나 추 원내대표, 김 정책위의장 등은 얼마전에도 윤 대통령을 만났다. 지난달 24일 만찬에서다. 친윤계 추 원내대표와 한 대표 사이엔 요즘 불협화음이 나온다. '한동훈 패싱 논란'이 불가피한 셈이다.
이번 만찬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 직전 잡혔다는 점도 확대해석을 낳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직접 '표 단속'에 나섰다는 것이다.
정부는 전날 김 여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 등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윤 대통령은 재가 시점을 고민 중이다. 특검법 재의를 위한 국회 본회의는 오는 4, 5일쯤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 의원 8명이 이탈하면 특검법은 재의결된다.
한 대표는 그간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며 조속한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촉구해왔다. 윤 대통령 독대를 호소하는 이유다.
한 대표와 친한계는 국민 반감을 덜기 위해 김 여사의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래야 윤 대통령 탄핵을 위한 '빌드업' 일환인 김 여사 특검법을 차단할 수 있다는 논리다.
또 김 여사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 윤 대통령과 여당이 두고두고 발목을 잡힐 수 있다. 김 여사 리스크가 터지면 공멸할 수 있다는 여권 내 위기 의식이 상당하다. 당장 10·16 기초단체장 4곳 재보선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친한계는 김 여사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KBS 라디오에서 "야권은 김 여사 문제가 제일 약한 고리로 보고 집중 공격하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잘 관리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때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에 사과하지 않았나"라며 "이제 당사자만 남은 것이고 진솔한 사과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으로선 한 대표를 만나는 게 껄끄럽고 부담일 수 밖에 없다. 그럴수록 한 대표도 서운함과 불편함이 쌓일 것으로 보인다.
친한계 핵심 의원은 "대통령이 독대 요청을 계속 무시하고 원내지도부만 불러 밥먹는 건 누가 보더라도 한 대표를 물먹이려는 행태"라며 "한동훈 고사작전이 노골화하고 있다"고 격분했다. 그는 "독대 해주는 게 뭐가 어렵냐"며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자기 부인 챙기느라 눈에 불을 켜며 표단속 하려는 꼴이 가관"이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가 최근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과 나눈 녹취가 공개돼 한 대표를 자극하고 있다.
한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정부투자 금융기관 감사인 사람이 지난 전당대회 당시 좌파 유튜버와 직접 통화하면서 저를 어떻게든 공격하라고 사주했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김 전 행정관은 현재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다. 한 대표는 "국민들과 당원들께서 어떻게 보실지 부끄럽고 한심하다"고 말했다.
공개된 녹취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유튜브 채널과의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며 "이번에 잘 기획해 (한 후보를)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지난 경선 때 한동훈을 죽이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던 건 알고 있었다"며 "하지만 좌파 매체까지 동원됐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고 개탄했다. 그는 "김대남 배후는 누구인가"라며 용산을 겨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때리며 한 대표와의 갈등을 부채질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한 대표를 쏙 빼고 만찬을 진행하겠다는 것도 속보인다"라며 "한 대표가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그런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언제부터 이렇게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했냐"며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라. 그 졸렬함에 우리 국민들께서 진절머리를 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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