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중국만?"…신세계免, 홍콩 항공사와 손 잡았다

김경애 / 2023-12-19 14:16:23
캐세이와 MOU…"개별 관광객 선점"
중국 의존도 낮추고 새로운 판로 모색
글로벌 적극 공략, 年매출 200억 기대

"우리가 언제까지 중국이 정상화될 때까지 기다리며 중국만을 바라보는 그런 마케팅과 영업을 해야 되느냐."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는 캐세이퍼시픽과의 마케팅 협약 일환으로 1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가운데)가 1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경애 기자]

 

유 대표의 발언은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에 의존해온 기형적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개별 관광객 중심의 새로운 해외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다.

 

간담회에 앞서 체결한 캐세이퍼시픽과의 업무협약도 탈(脫)중국의 연장선상으로 여겨진다. 

 

캐세이퍼시픽은 영국 자본으로 1946년 세워진 홍콩 대표 항공사다. 7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홍콩과 전 세계를 연결하며 제휴사를 늘려왔다. 지난 6월 기준 항공기 225개와 목적지 74개, 2만2000여 명의 직원, 800여 개 제휴사, 9만 개 마일리지 사용처를 두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엔데믹 전환을 기점으로 종전 단체 여행에서 개별 여행으로 관광 트렌드가 변화하는 데 주목했다. 다양한 국적을 가진 1600만 캐세이퍼시픽 회원을 신세계면세점 고객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캐세이와 손을 잡았다.

 

목표는 개별 관광객 선점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번 협약으로 내년 개별 관광객 수가 올해 대비 30%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신세계 브랜드를 적극 알려 연간 200억 원 이상의 매출 발생 효과도 기대한다고 했다.

 

면세업계, 체질 개선 박차…소비 위축 걸림돌

 

국내 면세업계는 코로나 이전부터 중국인 단체관광객인 '유커'와 중국 보따리상인 '다이궁'에 매출의 70~80% 이상을 의존하는 기형적 수익 구조였다.

 

다이궁은 '물건을 대신 전달해주는 사람'을 일컫는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면세품을 유통한다.

 

▲ 3대 면세점 영업이익 추이. [김경애 기자]

 

3대 면세점 영업이익률은 2018년 기준으로도 낮은 수준이었다. 업계 매출 1위인 롯데면세점이 3.9%, 2위 신라면세점이 4.6%, 3위 신세계면세점이 1.9%였다.

 

코로나 이후 일반 여행 수요가 막히면서 다이궁 의존도가 심화됐다. 단체관광 금지, 비대면 일상화 등으로 급감한 개별 관광객의 빈자리를 다이궁이 채웠다.

 

면세점들은 다이궁에게 상당 규모의 송객수수료를 지급하며 코로나 시기 매출을 유지해왔다. 여행사가 다이궁을 면세점으로 보내면 면세점은 다이궁이 구매한 상품 금액 일부를 송객수수료율에 따라 여행사에 지급하는 식이다.

 

이런 출혈 경쟁으로 면세점들의 매출은 유지됐지만 수익성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재고를 줄이기 위해 정상 가격의 40% 이상을 수수료로 환급했기 때문이다.

 

3대 면세점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12조8020억 원으로 2021년 대비 31.6%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은 1732억 원 흑자에서 1320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면세업계는 엔데믹을 맞은 올해 유커 회복을 기대하며 다이궁에게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를 20~30%대까지 낮췄다. 수수료를 낮추자 보따리상이 자연스레 줄며 매출이 감소했다.

 

비용 부담도 그만큼 낮아졌다. 때마침 중국 관광객의 한국 단체 관광이 지난 8월 재개됐다. 이를 통한 수익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은 생각보다 더뎠다.

 

전 세계 경기 위축으로 소비심리가 둔화된 것이 악재였다. 외국인 관광객 수는 늘고 있으나 면세점 구매액은 좀처럼 늘지 않는 모습이다.

 

해외 판로 확장…1차 타깃은 아시아

 

면세업계는 중국을 마냥 기다리기보다는 중국 이외 국가와 개별 관광객들로부터 성장 동략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K컬처가 아시아 중심으로 확산됐고 하늘길이 완전히 열리며 관광 시장이 활성화된 것이 계기가 됐다.

 

업계 1·2위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이미 싱가포르, 베트남, 홍콩 등 아시아 국가를 1차 타깃으로 선정하고 집중 공략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도 아시아를 우선순위로 두고 캐세이퍼시픽과 제휴를 맺었다.

 

유 대표는 "미주나 유럽은 문화와 거리적 한계가 있다"며 "현재로서는 아시아 고객을 언제 어떻게 확장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의미에서 특히 아시아 국가에서 수많은 회원을 확보한 캐세이퍼시픽과의 제휴가 뜻 깊다는 설명이다.

 

수익성 악화일로를 겪는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에도 캐세이퍼시픽과의 마케팅 협약이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신세계디에프글로벌 실적 추이. [김경애 기자]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은 신세계 손자회사이자 신세계디에프 자회사인 신세계디에프글로벌이 운영한다. 2018년 3월 설립된 이 회사는 2019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 3분기에도 누적 매출 353억 원과 76억 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냈다.

 

신세계디에프글로벌과 신세계디에프가 잇단 유상증자를 통해 신세계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나 신세계디에프글로벌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미미하다. 캐세이퍼시픽을 통한 고객 확대가 전체 면세점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면 부산점의 자금 사정도 개선될 것으로 신세계면세점 측은 기대한다. 

 

유 대표는 "이번 캐세이와의 협약은 글로벌 공략의 성공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해외여행 수요가 지속 성장할 전망인 만큼 면세업계를 리드하는 기업으로서 새롭고 도전적 시도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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