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빌딩 10년 다툼, 증거 누락에 '추가 재판'

설석용 기자 / 2025-06-25 15:05:23
26일 손해배상 항소심 첫 변론 기일
1심서 증거 누락 정황, 2심서 다시 따져볼 듯

시세 3000억 원대인 강남의 한 빌딩을 둘러싼 소유권 분쟁이 이례적인 '추가 재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1심에서 제출된 증거가 목록에서 누락됐다는 이유에서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16민사부는 오는 26일 시선RDI가 두산에너빌리티와 하나은행,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제기한 강남 바로세움3차(현 에이프로스퀘어) 손해배상 등 추가 재판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 서울 강남 교보타워 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바로세움3차(현 에이프로스퀘어) 빌딩 전경 모습.[시선RDI 제공]

 

시선RDI는 이 빌딩의 최초 소유주이자 시행사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시공사,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신용공여 은행으로 참여했던 금융권이다.

 

민사소송법에 따라 청구 일부에 대해 재판을 누락한 경우 그 부분에 대해 계속 재판해줄 것을 요청할 수 있는데 항소심 법원이 받아들인 셈이다. 

 

시선RDI는 원소유주인 자신들의 동의 없이 시공사가 부당한 소유권보존등기를 해서 분양하지 못했는데, 두산에너빌리티가 대출채권을 양수받아 공매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소유권 관련 소송은 10여년 이상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가 각하 결정했으나 시선RDI는 항소했다. 시선RDI 관계자는 "2심 재판부의 안내에 따라 지난 20일 목록에서 빠진 증거를 다시 제출했다"고 말했다.

 

증거가 누락된 정황은 법원 온라인사이트 '사건기록열람'에서 확인됐다고 한다. 원고인 시선RDI가 제출한 증거가 재판부의 등록 목록에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선RDI는 누락된 증거들이 등기와 매매계약서 등 핵심 서류들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등기가 핵심인데 1심 재판부는 "소유권보존등기는 원고 시선RDI 앞으로 마쳐진 등기로 보인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시선RDI는 당시 두산 측 한 임원이 보존등기를 두산 측 법무사가 했다는 취지의 서면 답변서를 지난달 법원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건물의 출생신고격인 소유권보존등기는 완공 이후 건축물대장에 등록한 내용을 그대로 신청해야 한다. 건축주이자 최초 소유주가 신청할 수 있다. 오류가 인정되면 그 이후 이뤄진 소유권이전등기는 모두 무효가 된다. 원소유주에게 다시 소유권이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시선RDI는 보존등기를 직접 신청하지 않았고 내부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청돼 무효라는 입장이다. 

 

판사 출신의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바로세움 건물의 등기는 이상한 점이 많고 추가 재판이 열린 것도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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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석용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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