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우유 이외에 각종 부재료비도 올랐다고 주장
제품가 인상 이후 빙그레 최대 실적·목표주가↑
먹거리 물가를 중심으로 다시 물가 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빙과류 가격 인상이 적절한지를 두고 소비자단체와 빙그레가 충돌하고 있다. 소비자단체는 국내산 원유를 사용하지 않는 메로나까지 가격을 올린 것을 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빙그레는 우선 메로나 가격은 지난 2월에 올렸는데 8개월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문제 삼는 것을 불편해 한다. 그러면서 메로나는 원재료뿐 아니라 나무 막대와 인건비, 에너지 요금, 물류비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누구 말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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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아이스크림을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
메로나, 작년 3월부터 3차례 인상으로 87.5% 올라
메로나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다. 지난 3월 1200원이던 가격이 1500원으로 한꺼번에 25%가 올랐다. 시간을 더 뒤로 돌려보면 1년 전인 2022년 1월만 하더라도 메로나 한 개 가격은 800원이었다. 그러던 것이 1000원, 1200원으로 오른 뒤 1500원으로 올랐으니 불과 1년 남짓 만에 87.5%가 오른 것이다.
그때마다 빙그레는 원가 상승을 내걸었다. 원유가격이 오른 것은 물론 포장재 등 부재료 가격이 올라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러한 빙그레의 설명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문제를 제기했다.
메로나에 사용되는 우유는 국내산 원유가 아니라 수입산 혼합 탈지분유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구나 수입산 탈지분유의 가격은 지난 9월 기준으로 1년 전에 비해 미국산은 25.3%, EU산은 2.4%가 떨어졌다. 그러니까 실제 원재료 가격은 오르지 않았거나 심지어 떨어졌을 수도 있는데 원재료 가격 상승을 들먹이며 가격을 올렸다는 것이다.
가격 담합 적발에도 불구 수차례 제품가 인상은 소비자 우롱
더구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빙그레가 가격을 담합으로 공정위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한 전력도 거론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2월 빙그레를 포함한 5개 빙과류 제조사와 유통사가 빙과류 가격을 담합한 사실을 적발했다. 공정위는 시정조치와 함께 과징금 1350억 원을 부과하고 빙그레와 롯데웰푸드를 검찰에 고발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러한 전례로 볼 때 빙그레를 포함한 빙과업체들이 소비자를 배려하지 않고 우롱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비난했다. 또 가격담합이 적발되고도 잇따라 가격을 올리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이후 빙과업체들이 줄이어 가격을 올리는 것은 과징금을 때우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빙그레, 가격 인상 이후 최대 실적 내고 증권사는 목표주가 올려
사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들썩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또 이 때문에 식품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올라가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빌미로 가격을 올리는 식품업체들의 대응이 정당한지는 의문이 남는다. 원가부담이 커졌다는 핑계로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막상 해당 기업의 실적을 보면 지나치게 올렸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빙그레만 놓고 보더라도 제품 가격인상에 따른 효과가 올 들어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 1분기에는 매출 2935억 원에 영업이익 127억 원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462억 원을 기록해 작년 2분기의 258억 원에 비해 무려 80% 가까이 증가했다.
올 3분기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356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 한해로는 영업이익이 1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2020년부터 작년까지 3개년도의 영업이익의 합계에 버금가는 것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빙그레의 목표 주가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최근 하이투자증권이 빙그레의 목표주가를 6만5000원에서 8만 원으로 23% 올렸고 상상인 증권은 1월에 제시한 9만 원을 유지했다. 그런데 눈여겨볼 대목은 증권사들이 빙그레의 목표주가를 높여 잡은 한결같은 이유가 ‘제품 가격 인상’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기업실적을 볼 때 빙그레의 제품 가격 인상 폭은 원가 상승분을 충당하고도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소위 ‘물들어 올 때(원자재 가격 상승 등 핑계가 있을 때) 노 저은 것(가격을 많이 올린 것)’이라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해 보인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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