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어' 롯데손보, 올해는 매각 '청신호' 켜질까?

황현욱 / 2024-01-09 14:43:06
롯데손보, 당기순익 2629억…'소급법' 적용시 57억 당기순손실
"매각가 '2조'는 터무니없는 고평가…현실과 괴리 커"

지난해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에 다양한 보험사들이 매물로 나왔다. 

 

'최대어'로 꼽힌 롯데손해보험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 올해엔 롯데손보 매각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손보 대주주 사모펀드(PEF)인 JKL파트너스는 지난해 10월 JP모건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JKL파트너스가 설립한 '빅튜라'는 롯데손보의 지분 77.04%를 보유 중이다.

 

▲롯데손보 지분구조. [그래픽=황현욱 기자]

 

롯데손보의 매각가는 현재 2조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JKL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3734억 원에 롯데손보를 인수한 이후 36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총 73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JKL파트너스가 투입한 자금에 대비하면 3배가량 높은 액수다. 

 

이 가격에 팔리면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인수 5년 만에 1조3000억 수준의 투자이익을 거둘 수 있다. 

현재 매물로 나온 보험사는 △KDB생명 △ABL생명 △MG손해보험이다. M&A 시장 최대어 롯데손보는 이들보다 자산 규모가 크고 가입자 수도 많다.

 

▲ 롯데손보 사옥. [황현욱 기자]

 

롯데손보는 지난해 3분기 2629억 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롯데손보는 장기보험 비중을 대폭 늘리면서 수익성도 개선했다. 같은기간 누계 원수보험료 1조8270억 원 가운데 장기보장성보험은 1조56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성장했다. 장기보험은 지난해 보험업계에 도입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서 중요한 수익성 지표로 여겨지는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에 유리하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9일 "3분기 경영실적은 금융감독원의 IFRS17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전면 적용한 결과"라며 "내재가치 중심 경영을 통한 신계약 CSM 확보와 손해율 개선의 성과가 새로운 회계제도 하에서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여기에 함정이 존재한다. 롯데손보는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른 실적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급법'을 적용했다. 가이드라인 원칙대로 '전진법'을 적용하는 경우 지난해 3분기 성적은 57억 원의 당기 누적순손실이다. 소급법과 전진법 간의 2572억 원 차이가 발생한다.

롯데손보의 가중부실자산비율도 상승세다. 


▲롯데손해보험의 가중부실자산비율 추이. [그래픽=황현욱 기자]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롯데손보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은 0.81%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0.27%) 대비 200% 증가한 수준이다. 롯데손보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은 △2022년 12월말 0.37% △2023년 3월말 0.47% △2023년 6월말 0.54% △2023년 9월말 0.81%로 집계됐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당사는 대체투자자산에 대해 선제적으로 평가손실을 인식하고 충당금 적립을 해오고 있다"며 "이로 인한 착시효과로 일부 지표가 변동이 있을 수 있으나 올해 중부터 해당 지표 역시 정상화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롯데손보 외형과 이익창출능력은 지속 성장세다. 지난해 3분기 롯데손보의 영업이익률은 14.86%로 전년 동기(2.44%) 대비 509% 가량 폭증했다. 롯데손보의 영업이익률은 △2022년 12월말 1.08% △2023년 3월말 1.63% △2023년 6월말 3.8% △2023년 9월말 14.86%이다.

 

▲롯데손해보험의 영업이익률. [그래픽=황현욱 기자]

 

K-ICS(킥스)비율도 상승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K-ICS 비율(경과조치 적용 후)은 208.45%로 지난해 1분기(178.33%) 대비 개선돼 안정적인 수준을 보인다.

 

경과조치 전 킥스비율은 △2023년 1분기 137.7% △2023년 2분기 143.06% △2023년 3분기 148.93%이다.

 

▲손보사별 킥스비율. [한국기업평가 제공]

 

롯데손보 관계자는 "킥스비율은 지속적인 자산 리밸러싱 및 장기보장성보험 확대로 인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통해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는 8월이면 롯데그룹과 맺은 '롯데' 브랜드 사용 기간이 만료된다는 것이 큰 약점으로 거론된다. 

 

매도자는 '롯데' 브랜드 프리미엄이 떨어지기 전에 매각하고 싶어하겠지만 매수자 입장은 반대다. 롯데 브랜드 여부가 확정되기까지는 섣불리 나서려 하지 않을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는 롯데 브랜드와 롯데그룹 퇴직연금 몰아주기 등에 힘입어 성장 가도를 달려왔다"며 "롯데 브랜드가 빠지면 '속 빈 강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지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롯데손보는 높은 퇴직연금 의존도로 인해 재예치 집중기간 중 유동성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며 "롯데 등 비교적 장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캡티브 퇴직연금 물량을 고려할 때 시장 금리와 큰 격차가 없는 금리수준을 제공한다면, 급격하게 유동성 부담이 생길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롯데손보 매각가로 거론되는 '2조'는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장기보장성 보험 비중이 높아져 수익성이 개선된 건 맞지만 롯데그룹 퇴직연금 비중이 높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아울러 IFRS17 체제에선 퇴직연금은 매력적인 상품이 아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가 흑자로 돌아선 것은 맞지만, 최근 수년 간은 실적이 부진한 것을 감안할 때 2조는 높은 가격"이라며 "회사평가가 부풀려 되어있다면, 결국엔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도 "JKL파트너스는 올해 엑시트하기 가장 좋은 해인 것은 맞지만, 롯데손보를 인수 후보에게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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