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맥 활용해 AI·반도체·통신 동맹 강화
그룹 안팎 위기, 글로벌 네트워크로 돌파 전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안팎의 위기 돌파 해법으로 글로벌 동맹 강화를 택했다.
두 사람이 지닌 글로벌 인맥과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 AI(인공지능)와 반도체, 통신 등 성장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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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SK 회장(왼쪽)과 TSMC 웨이저자 회장이 6일 대만 TSMC 본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 회장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6일(현지시간) 대만을 방문, 웨이저자 회장 등 TSMC 경영진들과 만났다. 양측은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포함한 AI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을 공고히 하기로 뜻을 모았다.
TSMC는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으로 SK하이닉스와는 HBM 동맹 관계에 있다. 두 회사는 HBM4(6세대 HBM) 개발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 4월 기술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만남에서는 SK하이닉스의 HBM과 TSMC의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 패키징 기술을 결합하고 HBM 고객들의 각종 요청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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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11월 버라이즌 본사에서 이재용 회장과 한스 베스트베리 CEO가 기념촬영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 참석 직후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달 중순까지 미국 동부와 서부를 두루 돌며 30여 건의 미팅을 소화할 예정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이 회장은 한스 베스트베리(Hans Vestberg) 버라이즌(Verizon) CEO와 만나 △AI 기술 및 서비스 △차세대 통신기술 △기술혁신을 통한 고객 가치 제고 △안드로이드 에코시스템 확대 △갤럭시 신제품 판매 확대를 위한 의견을 나눴다.
또 다음달 공개 예정인 갤럭시 신작 관련 공동 프로모션과 버라이즌 매장내 갤럭시 AI 체험존 마련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버라이즌은 글로벌 통신 사업자 중 삼성전자의 최대 거래 업체로 두 회사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네트워크 장비에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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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지난 4월 독일 자이스(ZEISS) 본사에서 경영진과 인사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와 SK는 오너들의 사법리스크를 비롯, HBM 선두 다툼과 노조리스크 등으로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연차 파업을 강행했고 SK는 최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에서 패하면서 그룹의 지배구조까지 위험에 처했다.
재계는 두 총수의 글로벌 행보가 그룹 안팎의 불신과 위기를 해소할 해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과 최 회장의 글로벌 인맥이 그룹 안팎의 불만과 불안을 일부 잠재울 것으로 기대한다.
이 회장과 최 회장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는 그룹의 주요 계약이 있을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20년 삼성전자와 버라이즌이 7조9000억 원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할 때도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의 인연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SK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 리더로 올라서는데 최 회장의 판단과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주요 동력이 됐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달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진행한 'AI 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SK그룹의 과감한 투자와 최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킹이 "AI 반도체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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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젠슨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지난해 5월 실리콘밸리 서니베일 일식집에서 만났던 모습.[사와스시 페이스북] |
두 사람의 글로벌 행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다.
최 회장은 AI 및 반도체 리더십을 공고히 하려면 글로벌 협력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만남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네덜란드에서 피터 베닝크 ASML 회장과 만난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와 ASML간 EUV 수소 가스 재활용 및 차세대 EUV 장비 공동 개발 협력을 끌어냈다. 지난 4월 미국 새너제이 엔비디아 본사에서는 젠슨 황 CEO를 만나 AI 반도체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도 지난 2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를 만나 XR(혼합현실) 협력을 논의했고 4월에는 독일 자이스 본사에서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CEO와 만나 양사의 중장기 기술 로드맵에 대해 협의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피터 베닝크 ASML CEO를 만났고 미국 동부에서는 아킨 두아토 J&J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와 연쇄 회동했었다.
글로벌 행보에서 이들이 화두로 제시한 것은 리더십. 이 회장은 버라이존과의 미팅 후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며 '초격차'를 강조했고 최 회장은 TSMC와 만나 '인류에 도움되는 AI 시대 초석 마련'을 제안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위기일수록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총수들의 글로벌 행보도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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