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는 경쟁력 강화·소비자 편익 주장
소상공인 "공정 거래보단 생계 문제가 우선"
"주류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면 누가 나가서 술을 사먹겠느냐."
이충환 경기도상인연합회 회장은 10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주류통신판매 활성화 논의를 위한 국회포럼'에서 이같이 토로했다.
공정거래, 산업 경쟁력 강화, 소비자 편의 등이 소상공인 생계 문제에 앞설 수 없다는 게 요지다.
그는 "오프라인에서 술을 판매하는 모든 상인이 업종 변경을 해야 되는 상황이 생긴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해야 한다"며 "도·소매 소상공인이 막대한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청소년 주류 접근이 용이해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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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주류통신판매 활성화 논의를 위한 국회포럼'에 패널 토론자로 참석한 이충환 경기도상인연합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경애 기자] |
이날 포럼은 도·소매업체를 거치지 않고 온라인 채널에서 와인과 맥주, 증류주를 직접 판매하게 해달라는 소규모 주류 제조사들의 요청으로 마련됐다.
구체적으로는 영세 수제맥주 제조사와 수입주류 판매 업체들이다. 이들은 산업 경쟁력 강화와 소비자 편익을 앞세워 주류 온라인 판매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오프라인의 경우 유흥 시장에서는 대형 주류업체(오비맥주·하이트진로·롯데칠성음료), 가정 시장에선 수입맥주에 밀려 설 자리가 없다고도 토로한다.
전통주도 걸고 넘어진다. 우리나라는 주류 온라인 판매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전통주는 우리 술을 살리자는 취지 아래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전통주만 풀어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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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쇼핑과 쿠팡에서 '술'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전통주 상품들이 노출된다. [김경애 기자] |
미국과 캐나다, 호주,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중국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다수는 주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한다. 다만 러시아에선 과도한 소비 우려, 생필품이 아닌 점 등을 들어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류에 붙는 세금인 '주세'가 온라인 판매 금지의 근본 원인이다. 술은 다른 품목에 비해 과도한 세율이 적용되며 교육세와 부가가치세도 붙는다.
예를 들어 맥주 한 병의 공장 출고가가 2000원이라 가정하면 주세는 출고가의 72%인 1440원, 교육세는 주세의 30%인 432원, 부가가치세는 출고가·주세·교육세의 10%인 387.2원이다. 세금이 출고가를 훌쩍 뛰어넘는 셈이다.
정부는 주세 보전을 이유로 주류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를 허용할 경우 사업자의 탈세를 단속하기가 어려워진다. 명분으로는 국민 건강 제고와 청소년 주류 구매 방지, 골목상권 위협 등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정부뿐 아니라 생계를 내세운 소상공인들의 반대도 극심해 술 온라인 판매가 이뤄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대형 주류 제조사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오프라인 주류 시장에서 이미 우월적 지위를 확보 중인 것이 한몫 한다. 대형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 온라인 판매 허용 시 제조사들은 수혜를 입지만 편의점, 슈퍼마켓 등 소매업자들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패널토론에 참여한 이완희 국세청 소비세과 서기관은 일단 "국세청은 주류 통신판매 허용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이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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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주류통신판매 활성화 논의를 위한 국회포럼'에서 이완희 국세청 소비세과 서기관이 발언하고 있다. [김경애 기자] |
이 서기관은 "(주류 온라인 판매 허용은) 사회적으로 국민 보건과 산업 활성화라는 정책적 가치가 충돌하는 민감한 사안"이라며 "관련 부처·주력 업계와의 합의, 국민 공감대 형성 등을 토대로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재식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구조개선정책과 과장은 주류 온라인 판매 허용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공정위는 소비자 편의 위주다 보니 통신 판매 허용에 다소 전향적이었다"며 "근본적인 대세는 규제를 조금씩 완화하고 소비자 위주로 가는 것"이라강조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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