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동훈 '국민택배 1호' 배송지는 나랏돈 부정수급 업체

전혁수 / 2024-01-19 16:58:30
與 총선기획 프로젝트 국민택배 1호, 韓 업체 찾아 전달
업체, 보조금 부정수급으로 정부와 소송 중…1심은 패소
尹 "보조금 부정사용 등 불법 혁파해왔다" 자평과 달라
與 "사실 관계 몰랐다" 해명…내부 검증 부실 도마에
국민의힘은 4·10 총선 기획 프로젝트인 '국민택배' 1호 공약을 지난 18일 서울 강남의 한 스타트업에 전달하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스타트업 업체가 정부 보조금을 부정하게 받아 보조금 취소·환수 처분을 받은 사실이 19일 확인됐다.

국민택배는 국민의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국민에게서 직접 제안받아 택배 배송 방식으로 전달하는 프로젝트다. 1호 공약 배송 기사와 발표자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었다.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휴레이포지티브를 방문해 업체 대표에게 저출생 문제 해법이 담긴 국민택배를 전달하고 있다. [국민의힘 공식유튜브 오른소리]

 

정부가 민간 업체들의 정부 보조금 부정 수급을 엄벌하는 상황에서 여당의 국민택배 1호 배송지가 보조금 부정 수급 의혹을 받는 업체라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정부 출범 이후 정부 보조금 부정 사용 등 부정과 불법을 혁파해 왔다"고 자평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휴레이포지티브를 방문해 자신을 '국민택배 1호 사원'으로 소개하고 저출생 문제 해법이 담긴 택배상자를 전달했다.

 

택배상자를 받은 휴레이포지티브 대표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일·가정 양립을 위해 가정도 일도 행복할 수 있는 공약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UPI뉴스 취재 결과 휴레이포지티브는 정부 보조금을 부정한 방법으로 타낸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는 지난 2022년 보조금을 부정 수급했다는 이유로 보건복지부로부터 보조금 환수 처분을 받았다. 회사는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6월 패소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UPI뉴스가 확보한 휴레이포지티브의 '국고보조금 교부 결정 취소 처분 등 취소 소송' 판결문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0년 2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 해외 진출 지원사업에 지원해 사업주관사로 선정됐다. 한달 뒤인 2020년 3월 20일 진흥원과 사업 간접보조금 관리 및 사용협약(2억5000만 원)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진흥원으로부터 4월 2일 1억7500만 원, 10월 19일 7500만 원을 받았다.

이 회사는 2020년 10월 5일 A사와 '해외진출 전략 분석 및 기획' 용역계약을 맺었다. 이를 근거로 11월 5일 용역비 3200만 원을 A사에 줬다는 내용이 담긴 서류를 진흥원에 제출했다. 

앞서 2020년 9월 15일에는 '현지 사업화 전략 수립을 위한 자문회의'와 '캐나다 현지 CRO(임상시험수탁기관) 검토 및 임상시험 기준 수립 회의'를 진행하고 회의비를 지출했다는 증빙 서류도 냈다

하지만 이듬해 3월 복지부 행정조사에서 부정수급 의혹이 불거졌다. 휴레이포지티브 대표와 A사 대표가 부부 관계였고 A사가 설립된 시점도 계약 체결 10일 전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회의비도 30~40분 사이 연달아 지출됐는데, 참석자 상당수가 동일인이었던 것으로 복지부 조사결과 확인됐다.

복지부는 "가족 간 거래에 해당할 뿐 아니라 외주용역의 필요성 및 가격결정의 신뢰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용역비 상당이 소요될 수준의 업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용역비를 과다하게 계상(計上)해 받았다"고 판단했다.

복지부는 2021년 10월 27일 휴레이포지티브에 대한 보조금 교부 결정을 취소하고 2022년 1월 10일 용역비, 회의비를 환수 처분했다.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제33조는 보조금 수령자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 또는 간접보조금을 지급받은 경우 반환을 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휴레이포지티브는 2022년 3월 11일 서울행정법원에 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보조금 환수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 휴레이포지티브는 "A사가 △전문성이 있고 △용역 견적 금액도 가장 낮았으며 △용역성과물이 사업이 요구하는 수준을 충족했다"고 주장했다. 두 차례 회의비 지출과 관련해서는 정당하게 진행된 회의였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A사가 용역계약 체결 10일 전에 설립된 점 △A사의 결과물 완성도가 떨어지는 점 △회의비와 관련해 동일인이 연달아 식사를 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들며 복지부의 보조금 환수처분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국민택배는 정책을 총괄하는 유의동 정책위의장 소관이다. 유 의장은 전날 비대위 회의에서 "제품의 중요성을 감안해 배송기사를 특별히 한동훈 위원장으로 배정했다"며 "한동훈 기사님, 중요한 임무인 만큼 별점을 잘 받아오라"고 당부했다.

집권당이 이처럼 중요하고 또 상징성이 큰 정책 1호 배송지를 문제 있는 업체로 선정한 것은 내부 검증 시스템이 부실한 탓으로 볼 수 있다. 1차 책임은 유 의장에 있고 한 위원장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휴레이포지티브가 정부와 소송 중인 것에 대해 "사실 관계를 몰랐다"고 해명했다. 휴레이포지티브는 UPI뉴스가 수차례 입장을 물었으나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전혁수 기자 jh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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