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 개시제 없이 상온 자가중합 가능한 전해질 소재 개발

장영태 기자 / 2026-03-05 10:45:23
배터리 성능·공정 효율을 동시에 잡은 새로운 설계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 갖춘 수계 아연전지 상용화 앞당길 기술로 평가

포스텍 연구팀이 별도의 화학 반응이나 고온 공정 없이도 스스로 젤 형태로 굳는 새로운 배터리 전해질을 개발했다.

 

포스텍은 신소재공학과 김연수 교수, 화학과 박수진 교수 연구팀이 부산대 나노융합기술학과 강준희 교수 연구팀과 함께 복잡한 화학 반응이나 고온 공정 없이도 스스로 단단해지는 전해질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 왼쪽부터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박수진 교수, 포스텍 화학과 김연수 교수, 부산대 나노융합기술학과 강준희 교수. [포스텍 제공]

 

이번 연구는 안전하지만 수명이 짧았던 '수계 아연전지' 한계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며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인 '스몰'에 게재됐다.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 장치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수계 아연 전지'가 떠오르고 있다. 물을 전해질로 사용해 불이 날 위험이 적고 원가 부담도 적다.

 

그러나 아연 전극 표면에 나뭇가지처럼 뾰족한 결정이 자라거나 부식이 발생해 수명이 짧아졌다. 대안으로 액체 전해질을 젤리처럼 굳히는 방식이 연구되고 있지만 화학 약품이나 열이 필요해 공정이 복잡하고 전극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

 

연구팀은 기존 수계 아연 전지에 사용되는 액체 전해질인 '황산아연 수용액'에 'SBMA(설포베타인 메타크릴레이트)'라는 특수 분자를 섞기만 해도 상온에서 저절로 젤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황산아연은 물에 녹아 아연 이온을 제공하는 물질이다. 이 아연 이온이 분자 구조를 자극해 반응을 시작하도록 돕고 분자들이 서로 촘촘히 연결되게 만든다. 우유에 식초를 넣으면 자연스럽게 굳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약 30분이면 단단한 젤이 완성된다.

 

이 전해질은 초기에는 액체처럼 전극 사이를 빈틈없이 채우다가 조립 이후 자연스럽게 굳어 안정적인 내부 구조를 형성한다. 추가 열처리나 특수 환경이 필요 없어 제조 공정이 단순해지고 전극 손상 가능성도 낮다.

 

실험 결과, 이 전해질을 적용한 전지는 4100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했으며 영하 10℃에서도 문제없이 구동됐다. 100번 충·방전 뒤에도 처음 용량의 96%를 유지했다. 불필요한 화학 반응이 줄고 이온 이동 통로가 균일하게 형성된 덕분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수계 아연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기술로 평가된다. 공정이 단순해지면 대량 생산과 비용 절감이 가능해지고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다.

 

김연수 교수는 "화학 개시제나 열처리 등 특수 환경 없이 상온·대기에서 구현되는 이 전략은 배터리 성능과 공정 효율을 동시에 잡은 새로운 설계"라고 밝혔다.

 

박수진 교수는 "다양한 단량체에 적용하고 다른 수계 금속 전지로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영태 기자

장영태 기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