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빠' 김 검사에게 집안 송사까지 자문한 장시호...사과문은 진실일까

전혁수 / 2024-05-14 19:09:53
張, 2023년11월7일 KPI뉴스와 통화후 金검사에 사과문 보내
기자와 통화할 땐 "검사님에겐 말하지 말아달라" 신신당부
그러곤 스스로 KPI뉴스 통화녹음 검사에게 보낸뒤 사과문 전송
둘간 문자 확보…張 "변호사가 오빠 연락처 달래서", 金 "ㅇㅋ"
'집안의 사적 소송' 자문 정황도…張 "자문 구했다"
金 "무시했다…별소리 다해서 나중에 연락 안 받아"
장시호 씨의 사과문은 진실일까. 장 씨가 김영철 검사(대검 반부패부1과장)에게 처음 사과 메시지를 보낸 건 2023년 11월7일 오후2시9분. 친구 A씨에게 과시하려 김 검사와의 관계를 부풀렸다는 게 요지다. 장 씨는 "너무 큰 거짓과 나쁜 말을 지어냈다"며 용서를 구했다.

장 씨와 부적절한 사적 관계 의혹에 휩싸인 김 검사는 지난 13일 장 씨의 카카오톡 사과문을 공개했다. 진실이라면 김 검사는 장 씨의 나쁜 거짓말에 패가망신할 뻔한 피해자일 뿐이다. 국정농단 특검 검사와 피의자의 사적 관계 의혹은 한낱 해프닝으로 기록된다.

그러나 진실이라고 믿기엔 두 사람의 부적절한 관계를 말해주는 흔적들이 너무 많다. 그날 장 씨가 김 검사에게 사과문을 보내기 두 시간쯤 전 KPI뉴스(당시 UPI뉴스)는 장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문제의 녹음파일(장 씨와 지인 A씨 통화)을 입수하고 검증 취재에 들어간 것이다.

▲ 장시호 씨. [뉴시스]

 

에둘러 갈 것 없이 "김영철 검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적 있느냐"고 물었다. 장 씨는 "절대 없다"고 답했다. 그런데 한 시간여 통화에서 말이 좀 바뀌었다. 사적 공간 만남(2020년8월19일밤)에 대해 처음엔 "원래는 B를 만나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지인 B씨(수감중)는 장소 예약을 대신해준 인물인데, KPI뉴스와의 옥중 서면인터뷰에서 "(장)시호가 '호텔은 눈에 띄고 조용한 숙소가 없을까'라고 물어서 ㅇㅇㅇㅇㅇ(공유형숙박시설)을 추천해줬더니 '가입이 어렵다, 결제해주면 이체해주겠다'고 해서 결제만 했다"고 답했다. B씨는 "당시 내가 충북 충주에서 대신 결제만 해준 것"이라고 했다. 

장 씨는 "A가 나간 뒤 나도 15분인가 20분 뒤에 나왔다"고도 했다. A씨와의 통화(녹음파일)에 따르면 A씨는 김 검사가 도착하기 직전 해당 숙소에서 나갔고, 현관을 나서다 "어쩐지 헐레벌떡 오시는거 같더라니"라며 김 검사와 마주친 듯 말한다. 그러다 장 씨는 또 "다른 남자랑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 모두 김 검사를 만난 게 아니라는 걸 주장하는 건데, 사실의 벽에 부닥칠 때마다 울었고, 그때마다 말을 바꿨다. 

장 씨는 통화를 마친 뒤 그날 낮 12시52분 김 검사에게 KPI뉴스와의 통화 녹음파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 시간 통화 내내 수시로 "절대 김 검사님에겐 말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해놓고는 스스로 기자와의 통화 내용을 바로 전달한 것이다. 그리고 한 시간여 뒤 김 검사에게 사과메시지를 보냈고, 다음날 캡처 화면을 KPI뉴스 기자에게 보냈다. 전후 맥락에 비춰 알리바이용 '기획 사과문'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장 씨가 KPI뉴스 기자와의 통화 녹음파일을 김 검사에게 보낸 사실은 13일 김 검사가 장 씨의 사과 메시지를 캡처한 핸드폰 화면을 공개하면서 확인됐다. 장 씨의 사과 메시지 위에 역시 장 씨가 보낸, KPI뉴스 기자 핸드폰 번호로 기록된 녹음파일이 있었던 거다.

사과문에서 장 씨는 김 검사를 '검사님', '부장님'이라고 호칭했다. 과거 쓰던 호칭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2020년 당시 김 검사에 대한 장 씨의 호칭은 "오빠"였다. 두 사람 모두 인정하는 사실이다. '오빠'는 공과 사가 뒤섞인 듯한 둘의 관계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상징적 호칭이다. 장 씨는 김 검사에게 "오빠,완전 히트야, 히트"라며 김 검사에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사실을 제보하고, 개인적 사건에 대한 법률적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런 관계를 타고 집안 송사를 자문하기도 했다. 2020년10월29일 두 사람은 다음과 같이 문자를 주고 받는다. 장 씨가 김 검사와의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A씨에게 보낸 것이다.

▲ 2020년 10월 29일 장시호 씨가 김영철 검사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자료=A씨 제공]

 

장시호 : OOO 변호사(가) 오빠 연락처좀 달래서 줬어. 다른 사건 때문에 여쭐 말이 있데(대). 우리집 일은 다 사임했어. 걍 모른척....


김 검사 : ㅇㅋ

'우리집 일'이란 장 씨 집안의 가정법원 소송건을 말한다. 장 씨가 언급한 OOO변호사는 장 씨의 오랜 지인으로 해당 소송을 맡았다가 사임했다.

장 씨는 지난해 11월 8일 통화에서 "어떻게 원만하게 이혼을 해야 되는지, 위자료를 어떻게 해야 하는데 저는 누구 편에도 설 수 없어 자문을 구한 것"이라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검사가 대답, 응대를 해준 거냐"고 하자, 장 씨는 "항상 그랬다. 제가 이재용 사건(프로포폴) 얘기했을 때도 다 대답해줬다. 하지만 제 사건(국정농단 관련)에 대한 거는 물어볼 수 없고..."라고 말했다.

김 검사는 해당 소송에 대해 조언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 12일 KPI뉴스 통화에서 "소송이 있다고 그 무렵에 그랬던 것 같다"면서도 "(문자를)제가 무시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KPI뉴스가 "(문자는)무시를 했는데 (장 씨는) 물어봤다고 한다"고 하자, 김 검사는 "기억이 정확히 나지는 않지만 그런 식의 것은 다 무시해버렸을 것"이라며 "제가 그걸 왜 얘기하느냐"고 말했다.

김 검사는 "장 씨가 저한테 뭘 보내거나 이런 걸 한 10번 하면 제가 한 번 받아주거나 그랬다"며 "(장 씨가)택도 없는 소리를 하거나 그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한두 번 (장 씨 연락을)받아주고 했는데 너무 별 소리를 다하고 하길래, '왜 이래' 하면서 (연락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빠' 호칭에 대해서도 김 검사는 언젠가부터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12일 "장 씨가 계속 문자 보내고 카톡 보내고 '오빠'라고 하는데 정말 너무 심하더라. 그래서 제가 단호하게 '장시호 씨 이러지 마세요. 편하게 하라고 했던 건 당신이 국정농단 사건 때문에 생활이 어렵다고 하길래 상처를 입을까봐 그랬던 것인데 도가 지나친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 씨가 '죄송합니다, 부장님' 그러더니 그 이후로는 연락을 안 했다. 1~2년 된 것 같다"고 했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전혁수 기자 jh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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