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미국 시장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허소송이 열린다. 통상의 특허소송이 아니다. 손해배상 수준을 넘어, 제품 판매 자체를 금지하는 '영구금지명령(permanent injunction)'이 쟁점이다.
미국 특허 전문 변호사 개스턴 크루브(Gaston Kroub)는 15일 X(옛 트위터)를 통해 "5월 11일 텍사스 동부지방법원 길스트랩 판사(J. Gilstrap) 앞에서 Collision v. Samsung 사건의 영구금지명령 심리가 열린다"며 "삼성의 미국 내 제품 판매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은 비실시기업(NPE), 제조기업, 소송 투자자 등 전체 생태계에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서 비실시기업이란 원고인 콜리전 커뮤니케이션즈(Collision Communications)를 말한다.
앞서 미국 정부는 콜리전을 응원하는 듯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국 특허상표청(USPTO)과 법무부(DOJ)는 지난 2월27일 삼성전자와 콜리전 소송관 관련, 공동 이해관계 성명서(Statement of Interest)를 법원에 제출했다. 성명서의 핵심은 특허권자가 침해 제품의 판매를 막는 '침해 금지 명령(Injunction)'을 받을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직접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특허 관리 기업(NPE)이라는 이유만으로 금지 명령 기회를 일괄 박탈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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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스턴 크루브(Gaston Kroub) X 캡처 |
쟁점은 '돈'이 아닌 '판매 금지'
이번 사건의 핵심은 단순한 특허 침해 여부가 아니다. 법원이 특허 침해를 인정할 경우, 손해배상에 그치지 않고 해당 제품의 미국 내 판매를 영구적으로 금지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영구금지명령은 특허소송에서 가장 강력한 제재 수단으로 꼽힌다. 기업 입장에서는 벌금보다 훨씬 치명적이다. 특정 제품의 시장 퇴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 법원은 비교적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특허를 보유하고 있지만 직접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NPE(Non-Practicing Entity)의 경우, 금지명령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 사건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고인 콜리전(Collision)은 대표적인 NPE로 분류된다.
만약 법원이 NPE의 손을 들어주고 영구금지명령까지 인정할 경우, 특허소송의 판도가 크게 바뀔 수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스마트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특허 의존도가 높은 산업일수록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특허 분쟁 경험이 풍부하지만, 이번 사안은 성격이 다르다. 단순 금전적 배상이 아닌 미국 시장 내 제품 판매 제한 위험이 있는 소송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삼성의 핵심 시장 중 하나다. 특정 제품군이라도 판매가 제한될 경우, 매출뿐 아니라 공급망과 브랜드 전략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콜리전(Collision Communications)은 어떤 회사?
특허를 사서 소송하는 NPE(비실시기업)다. 직접 제품을 만드는 제조기업이 아니라 특허를 보유하고 라이선스와 소송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특허 권리 행사 기업이다.
삼성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한 것은 2023년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사건명: Collision v. Samsung)에서다.
판결은 삼성 패소다. 2025년 배심원은 삼성의 특허 침해를 인정하고 손해배상액 약 4억4550만 달러(약 6000억 원)를 판결했다. 특허 침해 내용은 '무선통신 핵심 기술'이다. 콜리전은 "삼성이 우리 기술을 라이선스 없이 썼다"는 것이고, 법원은 콜리전의 손을 들어줬다.
KPI뉴스 / 서승재 기자 seungjaese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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