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한 野, 헌재·韓총리 압박 총력전…與는 이재명 때리기

장한별 기자 / 2025-03-25 16:40:55
민주 "한덕수, 첫 임무 마은혁 임명 않으면 파면 사유"
'尹·李 동시 제거론' 의혹 제기…"보이지 않는 손 있다"
與 "백배사죄해도 모자란데 재탄핵하나…광기 극단"
"李 '피선거권 상실형' 유지될 것"…'항소심 승복' 촉구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마냥 늦어지고 있다. '28일 금요일'이 유력한 날짜로 거론됐다가 불투명해지는 흐름이다.

 

헌재는 이달 마지막 목요일인 27일 헌법소원 10건 등 일반 사건 총 40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틀 연속 선고는 전례가 1건 뿐이다. 특히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중요 사건이다. 게다가 지난 24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가 나왔다. 이래저래 28일은 어려워 보인다. '4월 선고설'이 힘을 받는다.

 

▲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뉴시스]

 

이례적인 선고 지연은 '8 대 0' 만장일치 윤 대통령 파면을 확신했던 더불어민주당에겐 '불길한' 조짐이다. 헌법재판관들이 전원일치 탄핵 인용 모양새를 위해 시간을 끌고 있다고 보기엔 정국 상황이 너무 긴박하기 때문이다. 

 

여권은 "재판관들 의견충돌로 평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기각·각하설을 연신 띄우고 있다. 그간 졸속·편파 심리를 부각하며 헌재를 때렸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반면 민주당 내부에선 초조·불안감이 엿보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오는 26일엔 이재명 대표 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가 잡혀 있다. 그런 만큼 당 지도부는 하루빨리 선고하라며 헌재를 압박하는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공세도 본격화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25일 서울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대행은 헌재 결정의 취지대로 오늘 당장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길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몰아붙였다. "한 대행의 첫 번째 임무는 헌법을 수호하는 것"이면서다.


박 원내대표는 "헌재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며 "한 대행이 즉시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파면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면되지 않았다고 위법 사유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 '무죄 여론전'에도 당력을 집중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음모론까지 펴며 사법리스크 방어전선을 쳤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 대행 탄핵안 기각과 윤 대통령 선고 지연을 언급하며 "상황이 너무 수상하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이어 "윤석열의 파면과 조기 대선을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오직 이재명만 죽이면 된다는 내란 세력의 작전이 아니면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헌재가 원칙을 깨고 선고 일자를 미뤄 온 과정에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게 아닌지 우려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선거법 2심 재판부에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는 소식이 자꾸 전해진다"고 했다.

윤 대통령 선고 지연으로 이 대표 2심 선고가 먼저 나오는 것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2심 결과가 1심과 같이 당선무효형으로 나오면 이 대표는 대선 출마 시 큰 부담을 안게 된다. 

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사검독위) 소속 의원들도 보조를 맞췄다. 한준호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리 다툼을 봤을 때 (이 대표의) 무죄가 확실하지만 요즘 사태를 봤을 때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한 대행에 대한 사과도 없이 재탄핵을 시사했다며 반격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해놓고 그 권한대행을 (탄핵이 기각되자) 재탄핵하겠다는 것"이라며 "그야말로 집단광기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쯤이면 치료 불가 수준의 탄핵 중독증"이라며 "10전 10패 대기록 달성이 목표라도 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당내에선 한 대행 탄핵 기각과 윤 선고 연기가 맞물려 기각·각하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주진우 당 법률자문위원장은 SBS라디오에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늦춰질수록 기각 또는 각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한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전과 4범의 12개 범죄혐의자 이 대표를 위한 방탄 때문에 거대 야당 전체가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실상 내란을 선동하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또 "이 대표는 선거법 항소심 판결에 승복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회 법사위 소속 유상범 의원은 회의에서 "허위 사실 공표가 1심에서 명백히 확인됐고, 증거는 차고 넘치므로 피선거권 상실형 원심판결이 유지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천안함 피격사건 15주기를 맞아 대전현충원을 참배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2심 선고와 관련해 "많은 사람이 정의가 실현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계실 것"이라며 "정의는 실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중앙대 강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당연히 유죄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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