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쿠폰 일부 혼선…누락된 자영업자, '내돈 결제' 소비자 등

유태영·하유진 기자 / 2025-07-25 17:01:40
과거 카드 매출 기준으로 적용 제외
영문 모르는 제외도 "행안부 콜센터 연결 안돼"
재결제시 쿠폰 한도 적용 시간 소요
불법 현금화에 특별단속, 담배 사재기도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오랜만에 내수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지만 일부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누락된 자영업자들, 카드 결제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소비자들의 사례가 잇따른다. 
 

경기도 광주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A씨는 한 달 전부터 '소비쿠폰 사용가능매장' 현수막을 걸고 적극 홍보했다. 하지만 시행 첫 날이 돼서야 '사용불가 매장'으로 분류된 사실을 알게 됐다.

A씨 문구점은 갈수록 매출이 하락해 지난 6월부터 지역화폐 사용이 가능한 곳으로 지정됐다. 경기도에서 지역화폐 가맹점 기준은 '
연매출 12억원 이하'다. 이번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한 매장은 '연매출 30억원 이하'다. 지역화폐를 쓸 수 있는 곳이라면 소비쿠폰 사용도 가능한 셈이다. 

 

그런데 A씨 가게가 빠진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2023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여신금융협회 매출 집계를 기준으로 삼다 보니 포함되지 못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당시 연매출이 30억원을 넘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부 조치가 과거 수치에 얽매여 현재의 어려움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A씨는 25일 KPI뉴스와 통화에서 "직원 수도 절반으로 줄여가며 겨우 버티고 있는데 과거 매출을 기준으로 제외하는 건 정부의 사업 취지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브런치 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전산 작업 등의 오류로 누락된 사례로 보인다. B씨는 커뮤니티에 "연 매출 30억 미만 업장인데다 그동안 지역화폐도 잘 사용됐다"며 "관할 지자체, 카드사 등에 문의해도 이 내용을 아는 곳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업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 콜센터는 통화 연결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지난 22일 대구 중구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마친 시민이 소비쿠폰이 입금된 선불카드로 결제하고 있다. [뉴시스]

 

일부 소비자도 애를 먹고 있다. 소비쿠폰으로 결제하고 바로 취소해도 쿠폰 한도가 곧바로 복원되지 않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소비쿠폰 한도를 모두 소진한 다음 날, 해당 결제를 취소하면 한도가 복원되기까지 2, 3영업일이 걸린다. 이 기간 중 같은 카드로 재결제하면 소비쿠폰이 적용되지 않고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된다. 소비쿠폰을 사용한 것으로 알고 지나가면 소멸시한인 오는 11월 30일이 지나 한도가 사라지게 된다. 

 

국내 9개 주요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NH농협카드)들은 이 같은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소비쿠폰 한도 복원 관련 안내는 대부분 없거나 간략한 수준이다. 신한카드와 현대카드만 관련 내용을 짧게 안내하고 있다. 삼성·롯데·하나·국민·비씨·우리·농협카드는 관련 내용을 전혀 알리지 않고 있다.

 

30대 직장인 C 씨는 "결제 취소 후 쿠폰을 바로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 사이 다른 결제를 했더니 내 돈으로 계산됐다"며 "앱이나 문자로 미리 안내만 됐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40대 주부 D씨도 "아이 학원비를 소비쿠폰으로 내려고 했는데, 결제금액이 잘못돼 다음날 환불한 뒤 재결제하니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갔다"며 "소비쿠폰을 쓴 줄 알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적용이 안 됐더라"고 말했다.

소비쿠폰을 불법 현금화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경찰이 특별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담배를 사재기하는 등 정책 취지와 거리가 있는 사례들이 나와 구매 품목을 더 제한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KPI뉴스 / 유태영·하유진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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