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빠진 보험사기방지법 개정안…업계선 "못내 아쉽다"

황현욱 / 2024-01-26 18:38:28
보험산업 종사자 가중처벌·보험금 반환 의무 '제외'
전문가 "시행령 통해서라도 미흡한 부분 보완해야"

'보험사기방지특별법(보험사기방지법)' 개정안이 지난 25일 국회 문턱을 넘었으나 핵심이 빠져 본래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보험업 종사자에 대한 가중처벌' 등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최근의 보험사기 범죄 유형을 효과적으로 근절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2023년 보험사기 근절 홍보 캠페인 이미지. [생명보험협회 제공]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기방지법 개정안은 △보험사기 알선·유인·권유·광고 행위 금지 △금융위원회 자료제공 요청권 △입원적정성 심사 기준 마련 △보험사기 징역·벌금형 병과 △고의사고 피해자 보험료 할증 등 피해사실 고지 등의 보험사기 처벌·단속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보험사기 행위 적발 시 '보험산업 관계자에 대한 가중처벌' 조항이 제외됐다. 당초 정무위는 전체회의에서 이 조항을 포함한 법안을 의결했다. 각종 전문 지식과 정보를 활용해 사기를 주도하거나 공모한 경우 적발이어렵고 피해가 커질 수 있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법사위 안건 심사에서 제동이 걸렸다. 법원이 양형규정에 따라 감형 여부를 결정할 때 판단하면 될 일이지 법정형을 상향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이미 특별법을 통해 보험사기에 무거운 형벌을 부과하고 있는데, 또 다시 형을 가중할 필요가 있느냐는 점에서 법원행정처의 문제제기가 있었다.

 

▲모집종사자 보험사기 적발 현황. [그래픽=황현욱 기자]

 

업계는 아쉬움을 표한다. 보험산업 관계자(보험설계사·손해사정사·의료기관종사자·자동차정비사 등)가 가담한 보험사기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인데, 가중처벌 조항 없이 제대로 된 규율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보험사기 적발현황'에 따르면 보험업 모집종사자 분야에서 적발된 보험사기 인원은 2022년 1598명으로 전년(1178명) 대비 35.7% 급증했다. 전체 적발 인원 증가세(5.2%)보다 7배 가량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보험종사자도 동참하는 조직적 범죄로 진화하고 있다"며 "21대 국회 내 통과는 다행이지만 가중처벌은 물론 보험사기범 명단 공개도 빠져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험사기 적발 금액. [그래픽=황현욱 기자]

 

아울러 보험사기 유죄 판결 시 보험금 반환 의무가 제외되면서 보험사들의 보험사기 피해 복구에도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1조818억 원으로 전년(9434억 원) 대비 14.7% 증가했다. 1인당 평균 적발금액은 1050만 원으로 고액화됐다.

이렇게 '알맹이'가 빠진 상태로는 보험사기 예방 효과가 제한적일 거란 의견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장 중요한 핵심 내용이 빠져 시행령을 통해서라도 미흡한 부분에 대해 보완책을 내놔야 한다"며 "정부는 보험사기방지법과 별개로 보험사기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와 모니터링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황현욱

황현욱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