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 빛 세기만 바꿔 금 나노막대 내부 에너지 경로 제어

장영태 기자 / 2025-11-12 09:40:24
빛으로 나노공간의 에너지 흐름 '방향' 바꾼다
초고속 엑스선으로 1000조분의 1초 단위 에너지 흐름 포착

포스텍은 물리학과 송창용 교수, 통합과정 박은영 씨 연구팀이 빛의 세기를 조절해 나노입자 내부 초고속 에너지 전달 경로를 선택적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 포스텍 물리학과 송창용 교수. [포스텍 제공]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금속 나노입자에 빛을 쏘면 내부 전자들이 집단으로 진동하는 '플라스몬' 현상이 일어난다. 지금까지는 이 진동이 단순히 빛의 세기에 비례해 커지거나 작아질 뿐이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연구팀은 같은 금 나노막대에 같은 파장의 빛을 쏘더라도 빛의 세기에 따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진동하면서 에너지가 흐르는 경로 자체가 바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포항가속기연구소의 1000조 분의 1초(펨토초) 엑스선 장치를 활용해 지름 50nm, 길이 145nm 크기의 금 나노막대 하나하나에 빛을 쏘고 그 반응을 실시간으로 영상화했다.

 

빛의 세기가 낮을 때는 나노막대의 짧은 방향을 따라 전자가 진동하는 '횡방향 플라스몬 모드'가 켜졌다. 이때 막대는 초당 420억 번(42GHz) 진동하며 옆으로 부풀었다. 에너지는 막대 양 끝에서 중심으로 흘러 들어갔다.

 

빛의 세기를 높이자 완전히 다른 현상이 나타났다. 긴 방향을 따라 진동하는 '종방향 플라스몬 모드'가 켜지면서 막대는 초당 516억 번(51.6GHz) 진동하며 길이 방향으로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했다.

 

내부에는 밀도가 높은 두 덩어리가 생겼다가 다시 합쳐지는 극적인 변화가 관찰됐다. 핵심은 모두 최종 모양은 비슷한 타원형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에너지가 흐른 경로와 내부 응력 분포는 완전히 달랐다는 점이다.

 

이는 빛의 세기가 플라스몬의 진동 방향을 바꾸고 이것이 에너지 흐름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것을 뜻한다.

 

▲ 빛의 세기에 따라 금 나노막대가 변형되는 과정을 포착한 영상. 약한 빛에서는 횡방향 플라스몬 모드가, 강한 빛에서는 종방향 모드가 켜지며 각각 다른 방향으로 진동과 변형이 일어남을 보여준다. [포스텍 제공]

 

 

연구팀은 빛의 세기뿐 아니라 나노막대를 빛에 대해 어떤 각도로 놓느냐에 따라서도 변형 속도가 달라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빛의 편광 방향과 막대가 나란할 때 가장 빠르게, 수직일 때 가장 느리게 변형됐다.

 

가장 빠른 경우는 가장 느린 경우보다 5배 빨랐다. 이는 빛과 나노입자의 상호작용이 단순한 가열 효과가 아니라 플라스몬이 격자 진동과 결합하는 복잡한 과정임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빛을 이용한 나노 소자의 에너지 제어, 빛-물질 상호작용 기반 양자 제어, 태양에너지 수확 장치 개발 등에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송창용 교수는 "같은 물질에 같은 파장의 빛을 쏘더라도 세기만 바꾸면 나노입자 내부의 에너지 흐름 경로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며 "이는 나노 크기에서 물질 반응을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가능성을 연 것"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영태 기자

장영태 기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