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눈으로 구별한다…포스텍, 암세포 구분 형광분자 개발

장영태 기자 / 2025-07-01 09:50:20
장영태 교수 연구팀, 中 밍 가오 교수 연구팀과 결실
암 경계 정확히 나눠…암 진단 새로운 가능성 열어

간암처럼 눈으로는 구분이 어려운 암세포를 형광으로 선명하게 구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 포스텍 장영태 교수 [포스텍 제공]

 

포스텍은 장영태 교수 연구팀이 중국 린이대 밍 가오 교수 연구팀과 함께 간암 세포만 노랗게 빛나게 하는 형광 분자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인 '잭스(JACS)'에 게재됐다.

 

세포 표면에는 '글라이칸'이라 불리는 당 분자들이 존재한다. 글라이칸은 세포 간 신호 전달, 면역 반응 등 다양한 생물학적 과정에 관여하며, 세포 종류나 상태에 따라 구성이 달라져 '세포의 지문'처럼 쓰일 수 있다.

 

그 중 'sLex'와 'sLea'는 간암을 포함한 여러 암세포에서 많이 나타나는 글라이칸으로 암 진단 마커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기존의 분석 기술은 복잡하고, 살아 있는 세포에서 이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글라이칸을 인식할 수 있는 '형광 프로브'를 설계했다. '형광 프로브'란 특정 분자와 결합해 그 위치나 존재 여부를 빛으로 알려주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옥사보롤' 분자를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브를 만들어 실험한 끝에, 간암과 대장암 세포 표면에 있는 sLex와 sLea만 인식하는 형광 프로브 'SLY'를 개발했다.

 

▲ 세포 표면 글라이칸 인식을 통한 SLY 프로브의 간암 조직 선택적 형광 염색 모식도 [포스텍 제공]

 

이 SLY는 표적 글라이칸과 결합한 뒤 세포 안으로 들어가 미토콘드리아에 축적되며 노란색 형광을 낸다. 이 덕분에 암세포는 밝게 빛나고, 정상 세포는 빛나지 않아 육안으로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실제로 간암이 있는 생쥐 모델을 활용한 실험에서, SLY는 암 조직의 경계를 뚜렷하게 표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형광 물질보다 훨씬 뛰어난 선택성과 정밀도를 보여준 셈이다.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SLY가 단순히 암 유무를 식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암 조직과 정상 조직 사이의 경계를 정확히 나눌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는 암 수술 중 암 조직만 정밀하게 제거하고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특히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영태 교수는 "SLY는 암세포 표면에 있는 글라이칸을 선택적으로 인식해 간암 조직을 세포 수준에서 선별할 수 있는 최초의 형광 프로브"라며, "이번 연구는 글라이칸 기반 암 진단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으며, 향후 정밀 의료와 수술 기술로의 확장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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