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로그 잡아라"…해외 결제 시장에 도전장 내미는 금융사들

황현욱 / 2024-02-15 10:18:19
신한·토스銀, 100% 환율 우대 서비스 런칭
우리·국민·농협·카카오·케이銀, 관련 서비스 출시 준비·검토
"출혈 경쟁 우려…타 상품에 피해가지 않아야" 지적도

해외 결제 시장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가 파격적인 혜택으로 우위를 선점한 가운데 토스뱅크와 신한은행이 '출사표'를 내는 등 다른 금융사들도 속속 뛰어드는 모양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신한카드와 손잡고 지난 14일 환율우대 서비스는 물론, 국내 할인 혜택까지 담은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전 세계 '30종 통화' 100% 환율우대 △해외결제 및 해외 ATM 인출 수수료 면제 △국내 편의점·대중교통 할인 △공항라운지를 연 2회 무료 △마스터카드 전 세계 400여 개 가맹점 10% 캐시백 △일본 편의점·베트남 롯데마트·미국 스타벅스 5% 할인 혜택을 연회비 없이 제공한다.

또 환전 후 전용 외화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 중 미국 달러(USD)와 유로화(EUR)에 대해서는 각각 연 2%, 연 1.5%의 특별금리를 적용한다. 이용자는 재테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신한은행 영업점에서 발급 받은 쏠트래블 체크카드. [황현욱 기자]

 

SOL트래블 체크카드는 신한 SOL뱅크 앱과 신한은행 영업점에서 전용 외화계좌(SOL트래블 외화예금)와 함께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신한은행이 환전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신한은행은 환율우대 90%가 최대였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18일 외화를 사고 팔 때 수수료를 전혀 받지 않는 '외환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이 서비스도 '17종 통화'를 24시간 언제든지 실시간 환율로 수수료 없이 환전할 수 있단 장점을 지닌다.

 

▲토스뱅크는 지난 8일 외화통장과 연결된 체크카드가 50만 장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토스뱅크 제공]

 

아울러 기존 토스뱅크 체크카드와도 연계시켜 해외에서 결제, 출금을 쉽게 할 수 있게 했다. 이 서비스는 출시 3주 만에 60만 좌가 개설되고 체크카드는 50만 장이 연계되는 등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환전서비스인 '환전주머니'를 통해 해외ATM 출금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기존 외화통장인 '우리 외화바로예금'에서 달러 100% 환율우대 이벤트를 진행하고 상반기 중 해외 이용 수수료를 면제하는 외화 특화 카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환전주머니 서비스. [우리은행 제공]

 

KB국민은행은 환전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외화통장'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다. NH농협은행은 외화통장을 해외 이용 결제 계좌로 사용할 수 있는 환전 수수료 우대 카드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해외 송금뿐만 아니라 환전 서비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오는 2분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관련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금융사들이 외환·해외 결제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데는 하나카드가 트래블로그의 파격적인 혜택을 통해 실적을 대폭 올리고 회원수도 늘리고 있는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카드는 지난 2022년 7월에 '트래블로그' 서비스와 체크카드를 출시하고 금융권 최초로 △환율 100% 우대 △해외 결제 수수료 무료 △ATM 출금 수수료 무료 혜택을 내세웠다.

 

▲'트래블로그'의 누적 환전액이 1조 원을 돌파했다. [하나카드 제공]

 

트래블로그의 파급력은 예상보다 강력했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개인 해외·체크카드 이용금액은 1조724억 원을 기록했다. 전업카드사 중에서 유일하게 1조 원을 넘겼다. 지난 8일 기준 트래블로그 서비스 가입자 수는 370만 명, 누적 환전액은 1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국내 해외여행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늘어나는 해외여행객들을 유치하는데는 파격적인 환전서비스가 큰 역할을 한다는 걸 하나카드가 증명한 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결국 트래블로그를 통해 환전하는 고객이 환전만 하는 게 아니라 해외에서 하나카드와 하나은행을 주로 이용하는 모습"이라며 "파격적인 환전 혜택을 내세워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가 갖고 있는 선점 효과를 뺏어오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1년간 해외 체크카드 결제시장은 물론 외환시장까지 하나카드가 꽉 잡고 있었다"며 "토스뱅크와 신한은행, 그 외 은행들이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한들 하나카드가 갖고 있는 선점효과를 뺏어오기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금융권의 해외 결제시장 도전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출혈경쟁은 우려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은행권에서 해외여행 특화 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져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환율 100% 우대, ATM 출금 무료 등의 서비스는 출혈경쟁으로 손해가 커질 때 타 상품으로 피해가 전가될 가능성도 크다"고 염려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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