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강력 대응"…金 "李 대통령, 거래할 사람 아냐"
친명 유리한 국면으로 정리…'탈어준' 현상도 번질 듯
8월 전대, 차기 당·대권 분수령…경기지사 경선 시험대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홍이 일단 진정 단계에 접어든 양상이다. '공소취소 거래설'이 이재명 대통령 리더십을 흠집내 역풍이 거셌기 때문이다.
거래설은 이 대통령이 최측근 정부 관계자를 통해 공소취소 대가로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검찰 다수 고위 검사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이다. 유튜버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방송에서 지난 10일 장인수 전 MBC 기자가 제기한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친명계는 사흘째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영진 의원 등은 12일 "음모·프레임"이라며 당 차원의 조치를 주문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뜬금없이 거래설이 난무하는데 이재명 정부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당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 수정안에 대한 이견과 관련해선 "물밑에서 조율하겠다"며 "불필요하게 소모적인 논쟁은 안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 |
| ▲ 1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정청래 대표(앞줄 오른쪽)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앞서 김 씨는 이날 오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애초 이 대통령은 그런 제안을 할 사람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무수한 검찰 작업에도 끝까지 살아남아 대통령이 된 이유 중 하나는 그런 검은 거래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 사안은 더는 그 이상 못나갈 것 같다"고 했다. 파장이 커지자 수습을 시도한 것으로 비친다. 그러면서도 "새로 만드는 법이 (검찰) 칼자루를 뺏은 게 확실하냐"고 반문했다.
거래설이 불거지자 여권 지지층은 또 분열하며 정면충돌했다. 검찰개혁에 목매는 친문·친노 성향 구주류와 친청계 진영은 "이 대통령도 배신자"라고 직격했다.
중도·실용주의를 중시하는 '뉴이재명' 그룹은 "대통령을 협박하는 것"이라며 강경파를 공격했다. 친명계 김영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정부 안과 관련해 민주당에서 충분히 얘기했다"며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김용민 법사위 간사가 그것을 반대하는 건 민주주의 원칙을 저버린 행위"라고 성토했다.
"대통령에 대한 매우 심각한 명예훼손인데도 왜 당에서 미적지근하게 대응하나"(한준호 의원)는 힐난도 나왔다. 정 대표는 전날까지 "애쓰고 있다"며 미적대다 이날 의총에서 강력 대응 방침을 표명했다. "김 씨와 가까워 눈치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김 씨가 만든 매체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7일에 이어 9일에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며 강경파 요구에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10일 MBC라디오에서 "정부안이 시행된다면 검찰개혁 취지를 훼손시킨다"고 반발했다.
추미애 의원은 이날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하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법사위가 대안을 마련할 수도 있고 정부안을 일부 수정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두 사람을 빼곤 정부안을 문제삼는 의원은 눈에 띄지 않는다. 강경파가 수세에 몰리면서 국면이 친명계에게 유리하게 바뀌었다. 이번 사태로 또 '탈어준' 현상이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씨 방송 구독자가 줄고 출연을 꺼리는 의원은 늘 가능성이 점쳐진다.
거래설 논란은 친명계와 친청·친문 등 비명계의 권력투쟁과 지지층 분열의 심화를 드러낸 사례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무산 과정에서 본격화한 양측 대결이 한층 격렬해진 모습이다. 그런 만큼 계파갈등과 파열음은 재연될 여지가 있고 이재명 정부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줄곧 '개혁'을 외치는 강경파와 선명성을 원하는 강성 당원·지지층은 이 대통령의 중도·실용주의 국정 기조에 불만을 지닐 수 있다. 앞으로도 여당의 개혁 드라이브에 속도조절을 당부하는 이 대통령에 반기를 들며 비토세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금은 임기 초반인데다 지지율이 높아 리더십이 위협받을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인기가 떨어지면 강경 세력 입김은 이 대통령을 압박할 만큼 세질 수 있다. 지지층이 쪼개져 반목하는 건 집권기반을 약화시키는 악재다.
새 당대표를 뽑는 8월 전당대회는 차기 당권을 포함해 권력지형을 재편하는 분수령으로 꼽힌다. 임기 2년의 이번 대표는 사실상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게 된다. 공천권을 통해 당내 지지기반을 넓히고 다지면 2030년 대권 도전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8월 전대 결과가 차기 대권 향배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합당 제안을 놓고 친청계와 친명계가 격돌한 게 권력투쟁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양쪽 지지층은 갈라져 싸웠고 이 대통령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 여당 대표가 강퇴를 당하는 전무후무한 사건도 벌어졌다. 8월 전대에선 계파 대결이 어느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대에 앞서 6·3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이 지지층 분열 수준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친명계 한준호 후보와 강경파 추미애 후보가 사생결단식 싸움을 벌일 수 있다. 그간 여론조사를 보면 선두를 달리는 김동연 현 지사와 함께 한, 추 후보가 3인을 뽑는 컷오프(예비경선)를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셋 중 과반을 차지한 후보가 없으면 1, 2위가 결선을 치른다. 추, 한 후보 간 반감이 크면 연대가 힘들고 '김동연 대세론'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