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은 공천 잡음…컷오프 대상 중진 강력 반발
무소속 출마 최악 시나리오…한동훈 출마 기회
영남 의원 "민심 나빠…金에게 시장 뺏길 수도"
대구는 보수 심장으로 불린다. 국민의힘 텃밭이다. 선거에선 관심 밖이다. 승부가 뻔하다. 그런데 6·3 지방선거는 좀 다르다. 시장을 더불어민주당이 탈환하는 이변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판과 국민의힘 패착이 맞물려서다. 대구가 격전지로 부상 중이다.
김 전 총리는 지난 18일 연합뉴스TV에 "다음 주 중에는 입장을 밝히려고 한다"고 말했다. 25일이 출사표 '디데이'로 꼽힌다.
![]() |
| ▲ 지난 2024년 3월 31일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가 열리는 서울 강동구 소재 명성교회에서 당시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앞줄 왼쪽)과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나란히 앉아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
물론 그가 당선 보증 수표는 아니다. 하지만 김 전 총리가 아니면 승산은 희박하다. 필수 조건인 셈이다.
김 전 총리는 3선을 한 지역구(경기 군포)를 고향인 대구 수성갑으로 옮겨 2012년 19대 총선에 출마했으나 떨어졌다.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모두 40% 넘게 얻어 도약의 발판을 놓았다. 20대 총선 수성갑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맞붙어 62.3%의 득표율로 낙승했다. 대선 주자급이라는 전리품도 챙겼다.
충분 조건은 대진표에 달렸다. 국민의힘이 누구를, 어떻게 골라 내보내느냐가 변수다. 여야 승패를 가를 '경우의 수'가 다양하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대패했다. 17개 광역단체 중 겨우 대구·경북(TK) 2개만 건졌다. 당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 득표율은 각각 53.73%, 52.11%였다.
최근 여론은 사뭇 다르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사가 지난 12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 9~11일 전국 유권자 1002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TK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29%, 2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격차가 4%포인트(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 안이지만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지지 정당 없다'(38%)는 응답이 가장 많다. 민심이 국민의힘을 떠나고 있는 흐름이다.
대구시장 후보 공천을 둘러싼 파열음은 민심 이탈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정인을 염두에 둔 '전략공천설'이 파다하다. 합리와 상식이 패싱돼 반발이 거세다. 중진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를 강행하려는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화근이라는 지적이 적잖다. 장동혁 대표 체제의 '윤 어게인 노선'도 병폐로 지목된다.
대구시장 예비후보는 9명이다. 이 중 6선 주호영, 4선 윤재옥, 3선 추경호 의원과 함께 초선 유영하 의원이 컷오프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들은 공관위가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초선 최은석 의원 중 한 명을 단수 공천하거나 2자 경선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 지역 의원들과 시당위원장인 이인선 의원은 18일 장 대표를 면담하며 '낙하산 공천은 안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공관위가 단수 공천 또는 양자 대결을 밀어붙이는 것이 하나다. 컷오프된 당사자는 물론 대구 의원들의 집단 저항이 뒤따를 개연성이 높다. 이들이 불만을 넘어 선거운동 지원을 외면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 후보가 김 전 총리를 상대로 이기기 어려운 싸움을 하게 된다.
특히 이진숙 전 위원장이 낙점되면 민주당이 '내란 프레임'을 부각해 국민의힘이 수세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임 시 이재명 정부와 정면충돌해 온 이 전 위원장은 일부 강성 지지층에 소구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지난해 10월 출석 불응으로 경찰에 체포되면서 수갑을 찬 모습은 전사로 각인됐다. 그러나 그가 중도·온건 보수 유권자에겐 윤 어게인 인사로 비쳐 표를 얻기는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승산이 더 떨어진다는 얘기다.
영남권 한 의원은 19일 통화에서 "공천 다툼이 시끄러워 민심이 폭발 직전"이라며 "잘못하면 김 전 총리에게 대구시장을 뺏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이정현 위원장이 '혁신공천'을 잣대로 중진을 컷오프하면 구태, 올드보이가 돼 버린 당사자들이 들고 일어날 게 뻔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어 "중진들도 빠져나갈 명분을 만들어주는 등 공관위가 정치력을 발휘해야지, 무턱대고 우격다짐으로 전략공천을 밀어붙이면 되겠느냐"며 "민주당 좋은 일만 해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민의힘으로선 대구 의원들의 의견을 모은 경선 방식을 선택해 후보를 선정하는 게 최선책이 될 수 있다. 그래야 후보 경쟁력을 높이고 공천 후유증을 최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컷오프된 중진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건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 위원장을 직격한 주 의원이 1순위에 오른다. 그는 20대 총선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무소속 출마가 이뤄지면 김 전 총리가 매우 유리해진다. 보수표가 분열하기 때문이다.
또 주 의원이 무소속 출마하면 그의 지역구인 수성갑이 보선 지역이 된다. 한동훈 전 대표가 출마할 기회가 생겨 또 다른 전투를 예고한다. 서정욱 변호사는 전날 YTN라디오에서 "주 의원은 (컷오프되면) 무조건 무소속으로 나오고 수성갑에 한 전 대표가 출마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주 의원은 BBS라디오에서 "아직 그렇게까지 생각해 보지는 않았다"며 무소속 출마에 거리를 뒀다.
이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특정 인물을 두고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기업을 일으켜 본 경험, 투자를 결정해 본 경험 등을 갖춘 새 인물들이 정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최 의원은 CJ제일제당 대표를 지낸 기업인 출신이다.
NBS는 전화 조사원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7.3%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