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5년 쟁점 '청주오송역' 명칭 변경 종지부 찍을까

박상준 / 2025-10-31 09:32:10
소신도 추진력도 부족한 역대 시장들 소모적인 논쟁만 양산
이번 기회에 '청주오송역'으로 확정 짓는 데 역량 집중하길

충북 청주시 현안 중 15년째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청주오송역' 명칭 변경이다. 불만 여론이 쌓이다보니 청주시가 최근 지난 1월 국토교통부 역명심의위원회 심의를 기점으로 청주 KTX 오송역 역명 변경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 오송역 전경 [KPI뉴스 자료사진]

 

보도자료에서 오송역 역명 변경은 단순한 이름 바꾸기를 넘어 지역 발전과 경제 활성화, 그리고 새로운 지역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기회라며 명칭 변경의 필요성을 구구절절 늘어놓았다.

  

하지만 시민들 중에는 반신반의(半信半疑)하는 사람들이 많다.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송역이 생길 때부터 이름 변경의 필요성이 수차례 제기됐지만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절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지만 무려 15년간 원점에서 맴돈다면 청주시의 추진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청주시와 시의회의 무소신, 무개념 행정이 낳은 한심한 결과다.

 

2015년 당시 시장은 모 방송 인터뷰에서 "오송역 개명 논란을 무작정 끌 순 없다"며 "이 문제를 수면 위로 올려 논란을 마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후임 시장도 인터뷰에서 "호남고속철도와 STR까지 개통되면서 위상에 맞는 역 명칭 개정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며 KTX오송역 명칭개정 시민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소신도 추진력도 부족한 시장들에겐 오송역 명칭 변경조차 힘에 부치는 일이었다. 역 명칭변경 논란에 따른 소모적인 논쟁만 양산한 채 속절없이 세월만 흘렀다. 

 

오송역이 생긴 이후 이름 변경이 끊임없이 제기된 것은 오송이 상대적으로 타 시도 승객들에게 생소하고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다. 외지인들은 아직도 오송역이 대체 어디에 붙어있는지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때문에 시 외곽에 KTX역이 위치한 지자체에서는 지자체 이름과 지역 이름을 함께 쓴다.

 

KTX 광주송정역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동에 위치하고 있다. 천안·아산역은 충남 아산시 배방읍 장제리에 소재한다. 원래 지명대로 송정역이나 배방역이라고 이름을 정했으면 광주나 천안·아산에 위치해 있다는 것을 아는 타 시도 사람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광주 송정역이나 천안·아산역, 신경주역등으로 이름을 정한 배경엔 그 지역주민들은 물론 외지인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KTX오송역의 역사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수차례 여론조사에서도 역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은 꾸준히 높아졌다. 2010년 역사가 준공됐을 당시 여론조사기관인 모노리서치가 청주·청원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청주오송역 지지율은 51.2%였다. 2015년 3월 여론조사에선 75.9%가 청주오송역을 지지했다. 2022년 11월 청주시 여론조사 역시 청주시민 78.1%, 전국 철도 이용객 63.7%가 청주오송역으로의 역명 개정에 찬성했다.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된 2015년 4월은 역사명칭변경을 위한 절호의 기회였지만 당시 시장은 오송읍 주민들 눈치만 보며 기회를 놓쳤다. 또 청주시가 그해 9월 청주시가 오송역 명칭브랜드 효과와 명칭 결정 여론조사를 위한 사업비를 추경예산에 반영했지만 시의회가 지역주민 갈등을 이유로 전액 삭감했다. 근시안적인 사고가 오송역 명칭변경의 발목을 잡았다. 

 

오송역은 청주시민 모두가 이용하고 있는 시설이다. 뿐만 아니라 KTX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으로 위상이 높아져 이젠 전 국민이 이용하는 역사다. 교통망 중심지인 오송역은 더 이상 과거의 이름에 머무를 수 없다. 

 

청주시는 오송역 명칭을 변경하기 위해 "지역 사회 이해와 협력"을 강조했지만 정말 필요한 것은 청주시의 강력한 의지다. 이미 전문기관 연구용역 결과는 물론 시민들도 찬성 여론이 훨씬 높다. 대체 더 이상 뭐가 필요한가. 

 

'청주오송역' 명칭 변경안은 국토부 역명심의위원회에서 심의가 1년여 보류돼왔다고 한다.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청주 시민도, 전국 철도이용객도 압도적으로 찬성하는데 시간 끌 이유가 없다. 

 

어찌보면 청주시의 우유부단한 행정도 한몫했다. 오송역 개명에 이렇게 오랜 세월이 걸린다면 정작 중요한 현안과 과제는 대체 어떻게 해결할지 의문스럽다.

 

청주시는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역사명칭을 '청주오송역'으로 확정 짓는 데 역량을 집중하길 바란다. 그것이 타 시도 이용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청주와 오송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길이다.

 

KPI뉴스 / 박상준 충청본부장 p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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