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당청 안정·민생 행보 시동…계파 화합 숙제

허범구 기자 / 2026-08-18 16:42:35
金, 강훈식과 만나 포옹…"원팀 완성, 민심 靑 전달"
민생·확장정치 등 ABC 플랜…李 지지율 제고 임무도
부동산 개편안 등 손질…李공소취소 추진, 뇌관될 듯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 당선…정청래 영향력
金, 2028년 총선 공천권 행사…친청계 태클 쉽지 않아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신임 대표가 18일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당청 관계 안정과 여권 통합을 꾀하는 것이었다. 당청 관계가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 정청래 전임 지도부와 차별화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실장과 만나 "벽이 없는 '원 팀'이 완성됐다"며 "당은 민심을 청와대에 전달하고 국정이 안정적으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당선을 축하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난을 들고 국회 당 대표실을 예방했다. 홍익표 정무수석, 정을호 정무비서관이 함께했다.

 

▲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신임 대표(왼쪽)가 18일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축하 난을 들고 예방 온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 비서실장과 만나 포옹하고 있다. [뉴시스]

 

김 대표는 전날 전당대회 직후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경남 거제를 방문한 사실을 전하며 "당은 새벽부터 달리는 '민생 택시'가 되겠다"고 공언했다. 강 실장은 정무수석이 아닌 비서실장이 축하 난을 전하는 건 당청 원팀 역할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화답했다.

 

김 대표는 회동 후 최민희 최고위원 등 새 지도부와 함께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을 찾아 참배했다. 방명록엔 "민주당이 대한민국 황금시대 기관차가 되겠습니다"라고 썼다. 이어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도 참배한 뒤 서거 17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김 대표는 임기 2년 동안 집권 여당을 이끌며 이 대통령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책무를 지닌다. 주류인 친명계가 8·17 전대에서 김 대표를 전폭 지원한 이유다. 김 대표가 청와대와 호흡을 맞추며 국정 과제와 정부 정책 및 국회 입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오는 23일 정부와 고위당정협의회를 갖는다. 상견례를 겸한 첫 협의회에선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 등 여론이 비우호적인 주요 정책을 놓고 의견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정부의 비거주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안 등에 대해 "사실상 증세"라며 재검토를 요구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민생 정치(Affordability), 넓은 확장 정치(Broadening), 유능한 정치(Competence)를 뜻하는 'ABC 플랜'을 제시했다. 전대 직후 거제로 달려가 피해 상황을 살핀 건 ABC 플랜을 실천하려는 의지의 반영이다.

 

▲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신임 당대표가 지난 17일 경남 거제 수해현장을 찾아 피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김민석 대표 페이스북 제공]

 

김 대표는 ABC 플랜의 1호 과제로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뒷받침하기 위한 '메가 지방성장 특위' 설치를 공약했다. 

 

그는 호남의 압도적 지지로 당권경쟁에서 승리했다. 이 대통령이 주도한 800조 원짜리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따른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김 대표가 당선되는 게 유리하다는 호남 당심의 전략적 선택이 승부를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친명계 핵심으로 대표적인 '李의 남자'로 꼽힌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재임 시절 수석최고위원을 지냈다. 그는 선거 기간 내내 '당정 일치'를 부르짖었다.

 

김 대표는 권리당원 3분의 1이 몰린 호남에서 과반(57.54%)을 득표하며 정청래 후보와 약 25%포인트(p) 격차를 벌렸다. 호남을 뺀 전 지역에선 정 후보와 박빙의 대결을 펼쳤다. 


김 대표가 ABC 플랜을 이행하는 건 곧 이 대통령과 공생하는 길이다. 텃밭을 지키고 외연을 확장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 지지율을 높이는데 우호적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0∼14일 전국 유권자 2511명 대상 실시, 응답률 4.0%)에 따르면 이 대통령 지지율은 43.0%로 나타났다. 지난주보다 0.3%p 내렸다. 5주 연속 하락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리얼미터는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둘러싼 혼선과 폐버스 청년주택 발언 논란으로 촉발된 청년 주거 민심 반발이 겹치면서 정책 신뢰도 하락이 누적됐다"고 짚었다.
 

정당 지지도 조사(13, 14일 전국 유권자 1004명 대상, 응답률 3.5%)에선 민주당이 전주 대비 3.3%p 올라 47.9%였다. '전대 효과'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선 내분을 최소화해야한다. 당정청이 원팀을 이뤄 민생경제를 챙기면 지지층이 확대될 수 있다. 계파 간 화합이 급한 숙제다. 하지만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김 대표는 결선 방식인 선호투표 끝에 54.08%를 득표해 정 후보(45.92%)를 8.16%p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30%가 반영되는 국민 여론조사에선 정 후보(50.7%)가 김 대표(49.3%)를 근소하게 눌렀다.

 

김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당은 이 대통령과 국민 주권 정부의 성공을 위해 뛸 것"이라며 "정청래, 송영길도 함께 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당권 레이스에서 김 대표와 정 후보가 정면충돌해 계파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다. 당분간 결속과 통합은 난망이다. 김 대표가 1차 투표에서 과반승에 실패한 점, 국민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에게 밀린 점은 당권을 확실히 틀어지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또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출마한 친청계 3명 전원이 당선된 건 큰 부담이다. 친청계가 사사건건 김 대표를 견제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어서다. 

 

1~5위는 최민희(18.35%), 박선원(17.57%), 서미화(16.60%), 이성윤(16.35%), 한민수(15.86%) 후보였다. 최, 이, 한 후보가 친청계다. 이 대통령 측근 김용 후보는 6위(15.26%)로 탈락했다. 

 

정 후보는 떨어졌으나 친청계 전원의 지도부 입성으로 영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막후 정치를 통해 당대표 독주를 막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친청계 최고위원들이 강성 당원을 등에 업고 선명성을 앞세울 경우 전임 지도부 말기 일상화한 불협화음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 대통령의 중도 실용적 국정 운영과 외연 확대를 뒷받침하려는 김 대표의 노선과 마찰음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벌써 그런 조짐이 엿보인다.

 

정청래 의원은 전대를 마치고 이동하는 길에 유튜브를 통해 "정청래는 졌지만 정청래 지지자는 이겼다"며 "김민석은 이겼지만 그의 주장은 졌다"고 했다. "우리가 숫자에서 졌지만 열정과 가치까지 진 것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최민희 수석 최고위원은 "민주 정당에서 이견은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페이스북엔 "제가 수석최고가 됐지만 제 표가 아니고 정청래 전 대표님이 나눠준 표"라며 "끝까지 정 전 대표와 함께하겠다"고 적었다.

 

그는 이날 SBS라디오에서 "'원 팀'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 세제 개편안을 두고도 벌써부터 당내 이견이 나오지 않느냐"며 "그러면 그분들을 다 반명으로 몰아붙일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이 관련된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 문제가 뇌관으로 지목된다. 김 대표는 지난 13일 유튜브 방송에서 "검찰 조작 기소가 명확하면 그 순간에 (공소가) 취소되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새 지도부가 공소취소를 전면에 내세우면 야권 반발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정치적 논란이 커질 수 있다. '빅스피커' 유시민 작가는 "미친 짓"이라고 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로 인한 각종 부작용을 줄이고 보완하는 것도 과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사직서를 제출했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형사사법 체계의 대대적인 개편까지는 시간이 촉박하다. 김 대표 어깨가 무겁다. 

 

현재로선 친청계의 노골적인 태클과 저항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 대표는 2028년 치러지는 총선 공천권을 행사한다. 공천은 의원들의 정치생명과 직결된다. 이 대통령 임기는 4년 가까이 남았다.

 

이 대통령은 19일 김 대표와 정청래·송영길 후보를 청와대로 불러 만찬을 함께 한다. 전대 후유증을 수습하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리얼미터 조사는 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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