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와 살고 드론으로 농촌 바꾸는 30대 축산 청년 '화제'

강성명 기자 / 2025-08-21 10:09:18
전통에 IT기술 더해 농촌 미래 설계
농가 현장 접목한 드론 세팅·튜닝 '호응'

대기업이라는 안정된 길을 뒤로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농·축산업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30대 청년이 화제다.

 

▲ 농업회사법인 그린데이 오승규 대표가 농장에서 소를 돌보고 있다. [독자 제공]

 

2년 전 전남 영암으로 귀농한 31살의 오승규 ㈜그린데이 대표는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대기업 직장과 도시의 삶을 접고, 조부 때부터 이어진 축산업이라는 낯선 세계에 뛰어들었다.

 

낯선 길, 선택의 대가는 혹독했지만 그는 데이터와 드론, 두 가지 키워드로 농촌의 미래에 삶을 맡겼다.

 

오 대표의 마음은 단순했다. 가업을 잇고, 자신의 이름을 걸고 뭔가를 해내고 싶었다.

 

그러나 막상 축사에 발을 들여놓자 현실은 달랐다. 한우 200여 마리를 관리하는 일은 열정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사소한 병치레 하나가 곧 손실로 이어지는 게 축산업이다.

 

그의 든든한 멘토는 축산 배테랑인 아버지였지만, 모든 것을 의지할 수는 없는 만큼 뼈저린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좌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도시에서 배운 IT 감각을 농업에 접목하기로 결심했다.

 

오 대표는 한우 개체별 이력, 산차, 교배 기록, 분만 주기, 도축일, 시세 흐름 등을 데이터베이스(DB)로 체계화했다. 

 

축사 운영을 '시스템'으로 관리하면서 자가 번식 전략과 출하시기를 과학적으로 결정할 수 있었고, 효율성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그는 비용 절감을 위한 자가 인공수정에까지 도전장을 내밀었다.

 

영암군농업기술센터의 '한우대학' 등 현장 교육에도 꾸준히 참여하며 지식과 경험을 넓혀가는 일도 빼놓지 않고 있다.

 

오 대표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농촌 문제 해결은 농기술 혁신도 접목돼야 한다'는 생각에 농업용 드론을 조립에 직접 나섰다. 

 

중고 드론을 분해하고 조립하며 시작한 작업은 축사 옆 퇴비사 한켠에서 날아올랐다.

 

▲ 농업회사법인 그린데이 오승규 대표가 직접 조립한 드론을 수리하고 있다. [독자 제공]

 

수없이 반복된 시행착오 끝에 그는 안정적인 기체를 완성했고, 이웃 농가로부터 정비 의뢰와 기술 문의가 이어졌다.

 

법인 설립으로 이어진 ㈜그린데이는 단순 조립을 넘어 농가 현장에 맞춘 드론 세팅과 튜닝까지 제공하는 기술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E420P, NV20, G1700 등 다양한 기종을 운용하며 살포 효율과 비행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출고 전 모든 기체를 실제 농업 현장에서 테스트해 최적화된 상태로 제공하는 점이 농민 사이에서 호응이다.

 

"농업 현장은 결코 멈춰 있는 공간이 아니라 지속적인 배움 없이는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 대표는 당장의 이익보다는 농촌의 구조적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한다.

 

2023년 평생의 동반자가 된 아내와, 이제 백일을 앞둔 어린 아들이 힘의 원천이다. 가족은 그가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이유이자, 농촌에 뿌리내릴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도시의 안정된 길을 마다하고 선택한 고향 농촌,

 

오 대표는 실패를 발판 삼아 데이터와 드론이라는 두 마리 토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오승규 대표는 "귀농을 결정했을 때의 초심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현장에서 효율을 극대화하는 혁신하는 농업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귀농이 단순한 낭만이 아니라, 배움과 도전으로 농업의 미래를 바꾸는 혁신의 현장임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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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명 기자

강성명 / 전국부 기자

광주·전남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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