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개성 DMZ 마라톤', 재추진한다는데…길은 막혀 있다

김칠호 기자 / 2025-09-04 09:10:07
경기도, 2019년 3월 공동 마라톤대회 북측 동의서 기다리다 무산
북한군, 남북연결도로 폭파…도로에 방벽 설치한 위성사진 관찰돼

파주시가 '파주~개성 DMZ 국제평화마라톤'을 추진하기 위해 통일부로부터 대북 접촉을 승인받았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관련 시민사회단체 등을 통해 내년 초 북측과 접촉할 계획이라고 했다.

 

▲ 북한군이 지난해 10월 15일 휴전선을 지나 개성으로 가는 경의선 남북연결도로에 가림막을 치고 도로를 폭파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그런데 파주~개성 마라톤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경기도가 2019년 3월경 판문점선언(4월 27일) 1주년을 맞아 남북 공동으로 'DMZ 평화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북측의 공동 개최 동의서를 기다리다 무산된 일이 있었다.

 

파주 임진각~통일교 일대에서 2007년부터 16회째 'DMZ 평화 마라톤 대회'를 열고 있는 경기도가 개성까지 내닫는 행사를 추진했던 것이다. 그런데 담당부서에 이와 관련된 내용의 문서가 남아 있는 게 없다. 담당자가 통일부에 찾아가서 관련 팀과 면담했다는 출장 기록만 남아있다.

 

당시 일부 보도에 의하면 "북측과 협의는 이화영 평화부지사가 담당하고 북측의 동의서가 도착하는 대로 통일부 국방부 유엔군사령부 등과 함께 구체적인 대회 계획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번에 마라톤 대회를 추진하는 파주시와 이미 추진했던 경기도의 같은 점은 대회 명칭과 참여 예상 인원 2만 명이라는 것 정도이다.

 

▲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VOA)가 지난해 9월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고화질 위선사진에 파주 도라산역에서 개성 가는 길에 3~4개 방벽이 설치된 것으로 관찰됐다고 보도했다. [VOA 보도사진 캡처]

 

다른 점은 파주시가 통일부의 접촉 승인을 먼저 받았지만, 경기도는 북측의 동의서를 먼저 받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파주시가 민간단체를 통해 북측과 접촉하려는 것에 비해 경기도는 북측과 접촉할 만한 단체를 가까이 두고 있었다.

 

경기도가 사단법인 아태평화교류협회와 공동 주최로 2018년 11월 16일 고양 엠블호텔에서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리종혁 부위원장이 참석하는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연 것과 무관하지 않다.

 

당시에는 판문점 선언 등으로 화해 무드가 조성돼 있었지면 지금은 길이 막힌 점도 다르다. 지난해 10월 북한군이 경의선 남북연결도로 70m를 폭파한 뒤 지뢰를 매설하는 등 개성 가는 길을 차단한 상태이다.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VOA) 2024년 9월 25일자 보도에 따르면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촬영한 고화질 위성사진에 도라산역과 개성공단 사이에 도로를 가로막는 3~4개의 방벽이 세워진 것으로 관찰됐다. VOA는 이 방벽에서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2.1㎞ 떨어진 지점에 도라산역이 있고 북쪽으로 3.5㎞ 이동하면 개성공단 출입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파주시 관계자는 "통일부와의 협의 과정에 북측과의 접촉을 민간 단체에 위임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무엇보다 개성 가는 길이 폭파된 상태여서 여러모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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